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자리에 앉아 덕담을 나눴다.
특히 김 후보는 전날 TV토론회를 거론하며 “제 지지자들은 ‘MVP는 이준석’이라고 말한다’”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다. 두 후보가 한 책상에 앉아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은 이번 대선 주요 변수로 꼽히는 단일화 가능성과 맞물려 이목이 집중됐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이준석 후보는 제가 속한 국민의힘 대표였다 보니 저보다 당의 여러 정책, 이념, 인물에 대해 잘 안다”며 "우리 당이 그동안 잘못했다. 이 후보가 밖에서 고생하는데 고생 끝에 대성공”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어제 토론회에서 제 지지자들은 ‘MVP는 이준석이다. 김문수 아니다’(라고 한다)”며 “우리 둘은 서로 짠 것 없고 전화 안 한다. 생각이 늘 같고, 정책 방향도 함께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오 시장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정책이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이라며 “서울시에서 선도적으로 성공시킨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어려운 지방에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다음으로 인사말을 한 이 후보는 “방금 전 김 후보가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 정책이 넓은 범위에서 시행되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도 강북구 삼양동의 오세훈 삶, 노원구 상계동의 이준석 삶, 경북 영천의 김문수 삶이라는 것을 2000년대생 아이들과 그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도 꿈꿀 수 있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 시장을 사이에 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웃으며 악수했다.
김 후보는 토론회 후 이 후보를 향해 ‘반명 빅텐트’에 합류하라는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단일화 논의 가능성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기자들에게 “이 후보는 우리 당 대표를 한 분이고, 생각이 다를 게 없다”며 “지금도 다른 후보, 다른 당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생각과 정책인데, 우리 당이 조금 잘못한 점이 있어서 헤어졌으나 하나도 멀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단일화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김 후보가 안타깝기는 하다. 김 후보의 진정성과 보수 진영을 규합해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는 의심 안 하지만 이길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논의 자체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군을 다 망가뜨린 원균이고, 많은 사람이 ‘12척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 육군으로 단일화해라’고 이야기한다”면서 “젊고 진취적인 유권자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는 단일화로는 막아낼 수 없다. 12척이든 13척이든 이곳에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밖에서 고생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당연한 말씀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요즘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성과를 내놓은 이후 내쫓고, 요즘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환절기인가보다. 그렇다고 제 정치적 입장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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