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공간은 소수의 그룹 활동을 위하여 편안하면서 편리하고 기능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립적으로 사용하되, 필요할 때는 옆 공간과 연결해서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가변적 구조가 이상적입니다. 다목적 공간은 비교적 많은 수의 이용자들이 교육, 회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이 자유롭게 열릴 수 있도록 넓고 유동적인 구조로 계획되어야 합니다. 교회 전체의 분위기와도 조화를 이루면서, 각 활동에 맞는 성격도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공간을 만들 때는 접근성과 동선이 중요합니다. 교회의 다른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누구나 쉽게 찾아오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 공간의 독립성을 고려한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자연스러운 감시가 항상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간의 개방성 및 투명성도 확보되어야 합니다. 또, 공연이나 교육, 워크숍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려면 음향, 조명, 영상 장비 등을 미리 고려해 설계해야 합니다.
소모임 및 다목적 공간의 설계 시 고려 사항
소모임이나 다목적 공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공간’이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정된 구조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될 수 있는 요소들이 설계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가변형 구성이 중요합니다. 소모임 공간은 동시에 여러 그룹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되기도 하고, 필요할 땐 하나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동식 파티션, 접이식 벽체, 슬라이딩 도어 등을 활용한 ‘전환 가능한 구조’가 효과적입니다. 공간이 커진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 모임의 성격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함이 오히려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관계 중심의 공간 배치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책상과 의자를 나열하는 방식보다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대화를 끌어내기 쉬운 배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형 테이블이나 편안하게 마주볼 수 있는 소파 중심의 배치는 교류의 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프로그램 간의 전환 시간과 방식도 고려할 포인트입니다. 공간을 사용하는 프로그램 간 간격이 짧은 경우, 빠르게 정리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보관이 쉬운 가구, 장비의 이동 경로, 다음 활동 준비를 위한 수납 공간 등이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머무는 시간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는 특성도 있습니다. 30분 내외의 짧은 소그룹 활동도 있지만, 몇 시간씩 이어지는 강의나 토론도 진행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체류 시간에 따른 가구의 다양화 딱딱한 의자만이 아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좌석의 병행 배치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가 직접 바꿔 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공간을 조정하고 구성해보는 경험은 참여감을 높이고, 공간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합니다. 교회가 직접 모든 공간을 세팅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임을 준비하는 이들이 스스로 공간을 구성해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설계가 바람직합니다.
물리적 구조 외에도, 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활용한 환경 제어 시스템을 함께 고려하면 공간 활용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동 조명 제어, 시간대별 채광 조절, 모임 규모에 따른 맞춤형 온·습도 관리 등이 가능해져, 공간을 보다 쾌적하고 실용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소모임 및 다목적 공간
하바스 빌리지(Havas Village)는 시드니 전역에 흩어져 있던 여러 작업 공간을 하나의 통합된 공간으로 모으며, 시드니 중심가(CBD)의 역사적 건물에서 새로운 시작을 열었습니다. 이 작업 공간은 ‘Bushell’s Tea’ 빌딩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시드니의 유산 지구인 ‘The Rocks’에 위치해 건물 자체가 지닌 역사적 가치와 매력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새롭게 설계된 작업 공간은 건물의 유산적 특징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기능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은 주로 개방형 작업 공간으로 계획되었으며, 밀폐된 공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독립적인 목재 파빌리온 형태로 디자인되어 건물의 기존 구조와 조화를 이룹니다.
이곳은 여러 형태의 협업 공간과 다양한 가구 배치로 구성되어, 직원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협업 공간에는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작업 도구뿐 아니라 화이트보드 벽이 있어 브레인스토밍이나 워크숍에 적합하며, 이동식 가구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도 곳곳에 배치된 느슨한 가구는 방문객과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즉흥적인 회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작업 스테이션은 핀휠 구조로 배열되어 각 층에서 자유로운 동선을 형성하며, 수직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요소인 차 투입구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독특하게 만듭니다. 직원들의 휴식과 몰입을 위한 공간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으며, 팀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개인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협업 공간과 다양한 가구 배치는 서로 다른 작업 방식과 필요를 지원하며, 유연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브리브라가야르드(Brive la Gaillarde)의 리베(Rivet)에 위치한 클로드 미슐레(Claude Michelet) 다목적 공간은 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모임의 장이 되었습니다. 브리브 라 가야르드 고지대라는 특권적 위치를 활용한 설계는 지역의 자연경관과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외관에서부터 내부 공간에 이르기까지, 석재와 목재가 주는 따뜻한 느낌의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1층은 중앙의 안뜰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안락함과 개방감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원을 향해 배치된 사회문화센터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2층은 다목적 홀이 독립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공공성을 강조하는 건물의 특성답게 이웃 간의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소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의 특성 중 하나인 접이식 파티션이 있습니다. 내부 공간 중앙에 배치된 파티션을 열고 닫아, 공간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천장은 내부에 풍부한 자연 채광을 제공하며, 대형 유리창을 통해 외부의 아름다운 경관이 실내로 스며들게 만들어 줍니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건축 스튜디오 BROISSIN의 사무실(Broissin Toreo Offices)로 기존 사무공간으로 업무를 위한 장소를 탈피하고 협업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며 사람들의 웰빙을 고려한 새로운 일터의 방향성을 보여준 공간입니다. 공간 곳곳 소모임을 할 수 있도록 가구 및 공간이 준비되어있고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여러 공간을 이동하며 업무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무실 내부는 개방적이면서도 개인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연한 공간 운영으로 다양한 자리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이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신선함과 동기를 제공합니다. 내부에 조성된 작은 생태계는 공기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CO2와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는 식물을 활용해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줄이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이 사무실은 일반적인 기업 공간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깨끗한 공기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명 역시 자연스러운 하루의 흐름에 맞게 설계되었습니다. 내부 공간의 조명은 외부 빛의 변화를 반영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줄어들어 사용자들의 생체 리듬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또한, 내부 중앙에는 도심 농장과 수경재배 선반이 자리 잡고 있어 지속가능성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 줍니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이곳은 산업과 여가를 위한 다목적공간입니다. 이곳은 유연성과 다양성을 중심에 둔 독특한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워크숍, 이벤트,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작은 공간으로 내부에는 다목적 공간이 두 곳 조성되어 있습니다. 개방형 구조와 유동적인 가구 배치는 사용자들에게 공간의 자유로운 변화를 제공합니다.
내부에는 커튼을 활용한 공간 분리는 필요에 따라 영역을 구분하면서도, 폐쇄적이지 않은 개방감을 유지합니다. 간결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업 공간과 밝은 색상의 커튼, 간결한 가구 배치는 공간의 유연성을 보여줍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창문은 실내를 환하게 밝혀주며, 공간에 따뜻함을 더합니다.
협업 및 소모임 공간은 의자를 배치한 회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커튼으로 분리하거나 통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공적인 이벤트부터 사적인 모임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과 함께 녹색 식물들이 공간에 생기를 더합니다. 이런 요소들은 실내 환경에 자연스러움을 더하고, 사용자들이 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목적 공간은 그 사용주기와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교회 안에서 소모임실, 교육실, 다용도 홀처럼 운영되는 공간들은 평일에는 비어 있다가도, 특정 시간에는 갑자기 높은 밀도로 사용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의 운영은 일반적인 고정 기능 공간보다 더 복잡하며, 사용자 수에 따라 조명이나 공조 상태를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요구가 생깁니다.
EDGE Suedkreuz Berlin은 이와 같은 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설계가 실제로 구현된 사례입니다. 이 건물의 사무공간에는 점유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가 천장 모듈에 통합되어 있으며, 해당 정보는 자동으로 공조 시스템과 조명에 반영됩니다. 사용자가 자리를 비우면 조명은 자동으로 낮아지고, 일정 시간 이상 공간이 사용되지 않으면 냉난방 가동도 최소화됩니다. 별도의 조작 없이 시스템이 사용 상태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은, 건물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사용자의 개입을 줄여 줍니다.
이러한 구조는 교회의 다목적 공간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일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에 동일한 센서 기반 자동 제어 시스템을 도입하면, 에너지 낭비 없이 공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방식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듭니다. 특히 장시간 동안 사람이 머무르지 않는 공간에 대해 별도의 관리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유지관리 부담도 크게 줄어듭니다.
이와 같은 IoT 기반의 운영 시스템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다목적 공간이 가진 불규칙한 사용 패턴을 수용하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이는 교회가 가진 자원 운용의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할 때, 설계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가 됩니다.
정리=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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