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소재 한민고등학교 행정실 등의 비위와 감사 불성실 등을 둘러싼 축소·은폐 의혹으로 경기도교육청이 무기한 재감사에 들어갔다.
한민고 교사회 등에 따르면 행정실 직원들의 대거 이탈과 직위해제, 내부 혼란이 이어지면서 학교의 행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고, 이로 인한 교사·학생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파주교육지원청이 종합감사를 진행한 결과 한민고 행정실 등은 감사자료 불성실 제출, 계약·지출 증빙서류와 인사기록 관리, 계약업무 처리 등에서 부적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특히 행정실 등은 감사 중 자료를 지연 제출하거나 미제출하는 등 감사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저해한 사실이 드러나 기관경고와 관련자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위 행위가 축소·은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기도교육청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무기한 재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한민고 행정실은 심각한 내부 문제로 붕괴 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여러 비위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진 행정실장과 주무관은 최근 직위해제됐고, 대행을 맡은 직원마저 병가와 휴직을 내는 등 정직원 5명 중 4명이 감사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른 직원이 행정실장 직무를 대행하며 계약직 직원과 함께 감사를 담당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감사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행정실 공백과 감사 장기화는 학교 본연의 임무인 교육활동 전반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사들은 감사자료 제출로 인해 수업 준비와 교육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행정·재정 지원 부재로 각종 지출 업무까지 중단되는 등 학교 운영이 마비되고 있다. 학생들 역시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서 불안을 호소하고, 일부 학생들은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트라우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상담실에서는 학생 집단 상담 프로그램의 긴급 운영 필요성을 경고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한민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교사회를 조직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교사회 관계자는 “행정실의 신뢰 상실 및 내부 혼란 속에서 학교 전체가 흔들리며 학생과 교사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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