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설교·광고 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 지지·비방 금지
② 교회 내 정치인 후원금 모금 행위 금지
③ 특정 후보 당선 기원 명목의 헌금 금지
④ 특정 후보 당선·낙선 위한 SNS상 비방 또는 허위사실 유포 금지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지켜야 할 공직선거법’이 요청됐다. 기독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신동식 이상민)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공명선거운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이었다.
기윤실 공명선거운동은 TPV(Talk·Pray·Vote) 캠페인과 공직선거법 준수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TPV 캠페인은 각각 ‘교회 공동체에서 나눌 질문거리’(T)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리는 기도문’(P) ‘후보자 자질을 파악할 체크리스트’(V)를 담고 있다. 질문거리는 헌법과 민주주의, 주권과 권력, 한국사회 당면 과제, 교회와 공동체 등의 큰 주제 안에서 각각 5개 안팎의 세부 질문으로 구성됐다. 기윤실은 “모든 의견은 나이 소속 직책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귀중하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폭력적인 언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타인의 의견을 평가하지 않고 서로 다름을 존중한다”는 등의 대화 원칙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윤실 공동대표인 이상민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한국교회는 처벌의 두려움이 아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그는 “각 영역마다 전문가가 있다”며 “목회자의 사회·정치적 발언은 부정확할 수 있고 교회 내 혼란과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 목회자들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윤실 모두를위한정치운동 전문위원인 천윤석 변호사는 ‘기독시민은 갈등 해소와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섭시다’라는 제목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천 변호사는 “이제 광장에서 기독교 집회가 열린다고 하면 시민들은 정치 구호를 떠올린다”며 “사랑과 관용 대신 독선과 불통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가 민주주의의 출발”이라며 “적대감에 찬 거친 언사나 상대방을 척결하겠다는 공격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독교인이 민주시민의 모범을 보이자”고 요청했다.
기윤실은 대선 기간 ‘공명선거 모니터링단’도 조직한다. 10명 안팎의 모니터링단은 주요 교회를 대상으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비방 설교와 광고 여부를 점검한다. 선거법 위반 사례가 발견될 경우 해당 교회에 경고문을 발송하며 시정되지 않을 시엔 선관위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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