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본부세관은 관세법 및 상표법 위반 등 혐의로 50대 전자상거래업체 대표 A씨를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부터 7년간 유명 브랜드를 위조한 중국산 화장품 13만여점(180억원 상당)을 불법 수입한 뒤 국내 오픈마켓에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점검하던 중 가격이 정품 가격보다 현저히 저렴하고 구매 후기에 부작용이나 위조품을 의심하는 내용이 언급되는 제품을 확인했다. 정품의 경우 33만원인 화장품을 절반 이하 가격인 15만원 상당에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단서로 수입경로 등을 분석한 뒤 A씨를 특정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세관은 A씨의 사업장에 보관 중인 위조 화장품을 압수했다. 또 A씨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PC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위조 상품 구매 경위, 불법 수입 경로, 판매 내역 등 중요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A씨는 중국 도매사이트에서 구매한 중국산 위조 화장품을 미국에서 산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유령회사로 보낸 뒤 정품 제품처럼 재포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위조 상품은 유명 브랜드 정품과 동일한 형태의 로고가 부착됐고 제품 설명서뿐 아니라 정품 고유의 일련번호까지 정교하게 복제됐다. 유통·판매 과정에서는 복제한 일련번호로 제품의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을 조회해 볼 수 있는 해외사이트까지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A씨는 오픈마켓으로부터 판매 제품이 정품임을 증명하는 서류제출을 요청받자 미국에서 구매한 것으로 위조한 카드 영수증, 허위 송품장(인보이스)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무마시켰다. 위조품 판매 사유로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후에는 새로운 사업자번호를 발급받아 다른 오픈마켓에 입점해 재차 위조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호 인천공항세관장은 “소비자의 위조 상품 의심을 피하기 위해 운송비용이 발생함에도 물품 발송지를 미국으로 세탁한 사례”라며 “정품과 비교해 가격이 현저히 낮은 경우나 정식 수입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은 구매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경로로 반입되는 위조품을 사전에 적발해 공정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겠다”며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 수입 물품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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