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잠 23:22)
솔로몬이 그의 어머니 밧세바에 대해 지극히 효도하는 장면이 성경 여러 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행여 백성들이 우리아 장군의 아내였던 밧세바의 과거를 알고 무시할 수 있었지만 솔로몬 왕의 효도를 보면서 모든 백성은 감히 왕의 어머니를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디에든지 여러 가지 형태의 일들이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섬에서 전도하면서 기독교의 효를 가르쳐야 하는 목회자는 어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효도를 바르게 가르치려고 시골 목회자는 노력합니다.
대다수 섬사람들은 부모님의 산소를 화려하게 꾸미고 생활의 여유가 없어도 부모님의 제사를 잘 차리려고 합니다. 모두 살아생전 하지 못한 효도를 하려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기독교가 가르치는 살아생전의 효도가 중요하다는 하나님께서 가르치는 부모 공경은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구목리 이진용씨를 매일 기도제목에 올려놓고 저 형제를 주님께서 손잡아 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가 성도가 되는 기회로 만들어 보려고 여러모로 힘쓰고 있고 지금 교회는 출석하지만 아직 변화된 것이 아니기에 주님의 은혜를 구해 봅니다.
교회 몇 번 나왔다고, 또 작심 회개 기도를 따라 했다고 해서 성도의 길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모든 전도자들이 체험한 사실입니다. 특히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복음을 듣거나 체험한 적이 없기에 그들 마음을 열어가려면 멀고 먼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언제든 돌변하는 야생마 같은 성격들을 가진 바다에 시달리며 살아온 사람들은 진심으로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지 않으면 십자가 앞에서 몽땅 도망친 갈릴리 어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본성입니다.
특히 노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섬에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녀들도 있지만 반대로 이날 이때까지 어버이날을 잊고 늙은 부모님의 도움을 바라며 살아가는 자녀들도 있기에, 몇 년 전부터 효도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긴 시간 훈련되지 않은 효도관은 영 소득이 없습니다.
섬사람들을 전도하여 삶을 변화시킬 소망을 품고 목양하는 목회자들의 고민과 숙제도 결국 조상을 잘 섬겨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정작 살아계신 부모님을 마음 상하게 하고도 조금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몇몇 젊은 사람들에게 효심이 잘 정착되는 섬마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평소에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술만 마시면 폭군으로 돌변해 혼자되신 어머니를 폭행하는 절친 술친구 3총사는 몇 년 사이에 두 친구가 세상을 떠났고 이제 한 명 남은 그 친구가 진용 형제이기에 먼저 간 두 친구와 같은 길을 가지 못하도록 다가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에서 나온 자식이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 늙어서 어찌할 방법도, 힘도 없는 늙으신 할머니를 교회에 모시고 와서 함께 예배드리면서 너무 많이 울어서 눈이 감긴 불쌍한 할머니의 눈을 보면서 엉클어진 저 모자의 아픔을 가정의 달에 풀어보려고 먼 길의 첫발을 시작해 봅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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