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가 리그 역사상 최다 우승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인도네시아의 벽에 가로막혔다.
젠지는 11일 서울 마포구 소재 상암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 VCT 퍼시픽 미드시즌 결승전에서 렉스 리검 퀀(인도네시아·RRQ)을 상대로 1대 3으로 패배, 준우승을 거뒀다. 반면 우승을 차지한 RRQ는 팀 창단 처음으로 VCT 퍼시픽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또 리그 역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 패자조에서 올라와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업셋 팀’이 됐다.
젠지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패배다. 젠지는 2023년부터 RRQ를 상대로 8승1패를 기록해 이들의 승리를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이틀 전에 맞붙은 플레이오프 승자조에서도 젠지는 RRQ를 2대 0으로 꺾으면서 승승장구 중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RRQ가 혈이 뚫린 듯한 경기력을 보였다. 퍼스트 킬과 피스톨 라운드를 상대보다 많이 가져간 RRQ는 본인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가면서 첫 세트만을 내준 채 모든 세트를 가져갔다. 이들은 ‘잼킨’ 막심 바토로프와 ‘몬옛’ 차야 누그라하의 활약 덕분에 불리한 라운드도 뒤집거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날 두 선수의 평균전투점수(ACS)는 각각 268점, 214점이었다.
‘헤이븐’에서 열린 첫 세트에선 젠지가 웃었다. 수비 진영에서 시작한 젠지는 피스톨 라운드부터 5개 라운드까지 상대와 총구를 겨눌 때마다 족족 우위를 점했다. 상대가 추격해오는 순간에도 ‘카론’ 김원태(오멘)의 클러치 플레이 덕분에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젠지는 공수 전환 이후 16라운드부터 내리 라운드를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리는 듯했다. 그러나 ‘폭시나인’ 정재성(킬조이)의 활약으로 따낸 스파이크 폭파 이후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주도권을 꽉 잡은 젠지는 내리 3회의 라운드를 가져가면서 13대 8로 경기를 마쳤다.

다음 전장인 ‘어센트’에선 뒤늦게 시동이 걸렸지만 끝내 무릎 꿇은 젠지다. 젠지는 전반전 피스톨 라운드를 포함해 총 9점을 먼저 내주고 시작했다. 처음 점수를 올린 10라운드 이후부터 2점을 겨우 따내면서 2대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서자 젠지는 매섭게 추격했다. 공격 진영에 선 이들은 피스톨 라운드를 제외하고 2번의 클러치 플레이로 내리 8개 라운드를 땄다.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11대 10으로 따라붙었으나 렉스 리검 퀀이 끝내 2점을 따고 달아났다.
3세트인 ‘로터스’도 렉스 리검 퀀의 것이었다. 양 팀은 라운드를 잡고 내주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젠지는 중요한 라운드마다 김원태(오멘)와 정재성(바이스)의 활약 덕분에 7대 5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공수 전환 후엔 상대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차야 누그라하(오멘)의 활약에 젠지의 공격이 번번이 가로막혔다. 후반전에서 단 2개 라운드만 따낸 젠지는 끝내 RRQ에 세트를 내줬다.
마지막 전장인 ‘아이스박스’에서도 라운드를 번갈아 나눠 가지면서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흐름이 계속됐다. 승부는 난전 끝에 18라운드가 돼서야 판가름 났다. RRQ는 절약왕과 무결점 플레이를 연달아 가져가면서 자금을 넉넉하게 챙겼다. 동점을 허용한 젠지는 타임아웃 이후에도 상대에게 줄줄이 라운드를 내줬다. 좀처럼 상대의 전략과 운영을 막지 못한 이들은 끝내 11대 13으로 패배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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