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2기 출범 후 100여일이 넘는 기간 동안 백악관에서 보낸 날이 채 14일이 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 멜라니아는 어디에 있나?’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영부인들이 오랫동안 사용하던 관저의 한 구석은 여전히 컴컴하다. 영부인(멜라니아)이 실제로 워싱턴에 살지 않기 때문”이라며 “멜라니아는 몇 주 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채,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나 플로리다의 마러라고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 이스트윙(영부인 사무공간)에서 자신을 지원할 직원까지 채용했지만 사무실에는 거의 출근하지 않고 있다. 멜라니아가 공개 행사에 등장한 것도 이번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지난달 ‘백악관 부활절 달걀 굴리기’와 국무부에서 열린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 시상식 등 정도다. 멜라니아는 트럼프가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을 순방할 때도 동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영부인 전문 역사학자 캐서린 젤리슨 오하이오대 교수는 “이렇게 조용히 지내는 퍼스트레이디를 본 건 베스 트루먼 이후 처음”이라며 “거의 80년 전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아내였던 베스 여사는 역대 가장 조용했던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져있다. 백악관보다는 고향인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에서 더 자주 시간을 지냈다.
멜라니아는 지난 1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취임 뒤 어디서 주로 지낼 것이냐는 질문에 “백악관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뉴욕에 있어야 할때는 뉴욕, 팜비치에 있어야 할 때는 팜비치에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우선 순위는 엄마, 영부인, 아내가 되는 것”이라며 “1월 20일(취임식)이 되면 국가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2기 대선 캠페인 당시부터 정치와는 거리를 뒀다. 특히 트럼프가 성인 배우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입막음용 뒷돈을 제공했다는 혐의의 재판을 겪으면서 부부 사이에도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대선 기간 중 트럼프에 대한 2차례의 암살 시도도 멜라니아가 트럼프와 가족의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다만 멜라니아도 트럼프처럼 명성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일은 마다하지 않는다. 멜라니아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식 전날 자신의 이름을 딴 코인($MELANIA)을 출시하고 이를 소셜미디어로 홍보했다. 또 영부인으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아마존과 4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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