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구단인 강원FC가 최근 열린 춘천 홈 경기에서 춘천시장과 시청 공무원의 출입을 제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7일 오후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3일 강원FC 홈경기에 시장을 경기장에 출입금지 한 초유의 사태는 김 대표의 갑질이자 춘천시를 모독하는 처사”라며 “도민화합이 돼야 할 구단을 도민 분열로 이끄는 김 대표는 즉시 시와 시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강원FC는 지난 3일 춘천 홈경기 시작에 앞서 춘천시에 경기장 출입증 반납을 통보했다. 이날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퇴 촉구’ 불법 현수막을 춘천시가 철거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수막은 춘천시축구협회, 춘천지역 강원FC 팬클럽 등이 최근 김 대표가 춘천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설치한 것이다.
강원FC는 시에 불법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육동한 춘천시장과 공무원에게 배부했던 출입증 회수했다. 결국 육 시장은 경기관람을 포기했다.
앞서 김 대표는 AFC 챔피언스리그 춘천 홈경기와 관련해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도민 화합을 위해 강릉시와 춘천시에 차별 없이 경영해 왔으나, 강릉시와 춘천시는 사실 많이 차이가 났다”며 “관중 수, 기념품 판매, 경기장 관리 등 현재도 상당히 차이를 보이는 지표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예를 들어 강릉시는 A를 갖고 이야기하면 A 플러스를 우리한테 제공하고 더 빠르게 대응해 준다. 그런데 춘천과 이야기를 할 땐 A를 이야기하면 A에 대한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하고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사회에서는 ‘춘천 폄훼 논란’이 빚어졌다.
시와 강원FC는 AFC 챔피언스리그 춘천 홈경기 개최를 두고 지원금 문제 등에 견해차를 보이며 갈등을 겪다 최근 실무협의를 통해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강원FC는 입장문을 통해 “홈구장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불법 현수막이 최근 이어져 온 화합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로 보고 시에 철거를 요청했지만 시는 아무런 조치 없이 거부했다”며 “시는 언론에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비방 현수막은 ‘언제까지 철거하겠다’는 말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 이는 묵인이나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 절차상 광고성이 없는 현수막은 게시자가 명확한 경우 계도 조치를 거쳐 철거하게 돼 있는 데다 경기 시작 전 게시돼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다”며 “경기장 출입을 제한하는 감정적 대응은 도민구단으로 공공성과 도민 화합이라는 모토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육 시장은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시의 자산인 경기장에 사실상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춘천시민에 대해 씻기 어려운 상처”라며 “시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맞이한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다. 대단히 유감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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