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항공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파키스탄 영공을 피해 우회 비행을 시작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7일부터 인천~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노선을 우회 운항하기로 했다. 애초 이 노선은 중국을 거쳐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해 운항 중이었다. 앞으로 대한항공 여객기는 인도, 미얀마, 방글라데시 영공을 거쳐 두바이로 이동하게 된다. 우회에 따른 운항 시간은 기존 노선(10시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가 인도와의 군사 충돌로 48시간 동안 영공을 일시 폐쇄해 모든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데 따른 조치다. 기존에 운항하던 항로로 복귀하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가 간 분쟁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 중”이라며 “충분한 안정성 검토를 통해 영공 통과 여부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인도 노선에 대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주 3회 인천 ~인도 뉴델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뉴델리 노선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한항공의 인천~두바이 노선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사도 유럽, 북미, 중앙아시아, 중동행 항공편 노선을 변경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인도-파키스탄 간의 긴장 고조로 인해 특정 목적지로 가는 항공편 일정과 비행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그룹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파키스탄 영공을 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항공사들이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운항 시작이 더욱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프랑크푸르트에서 뉴델리로 가는 루프트한자 LH760편은 거의 1시간 더 비행시간이 증가했다.
항공업계에선 비행시간 증가에 따라 연료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인도 항공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파키스탄이 영공을 페쇄하면서 인도 항공사들은 5개월 동안 항공사들은 약 70억 인도 루피(약 1187억원) 손실을 보기도 했다. 항공 정보 분석업체 OAG는 “영공 우회로 인한 인도 항공사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는 이날 파키스탄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인도 정부가 이른바 ‘신두르 작전’을 진행하면서 파키스탄과 파키스탄이 점령한 잠무와 카슈미르 등 9곳을 일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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