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7일 2분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가계대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관련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추고, 11월에도 추가 인하에 나섰다. 이 같은 ‘연속 인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 한은은 올해 1월 동결을 거쳐 2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더 내렸다. 계엄·탄핵 정국 속에 내수 위축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친 데다 미국 관세정책 위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큰 폭으로 널뛰는 원·달러 환율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사이 1410~1480원대에서 출렁이며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고 탄핵 심판 선고는 늦춰지면서 1470원 안팎까지 올랐고, 이달 9일에는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1484.1원(오후 3시 30분 기준가)에 이르렀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 등과 함께 최근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420원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한은은 미국과의 금리차(현 1.75% 포인트)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환율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창용 총재 등 한은 관계자들은 환율의 특정 수준보다 변동성 확대를 더 경계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외에도 서울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추세 안정 여부, 추경의 최종 규모와 집행 시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등의 변수를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