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기업 M&A 소재 신선…‘협상의 기술’,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Է:2025-04-15 16:58
:2025-04-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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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협상의 기술' 스틸컷. JTBC 제공

내 상품의 가치를 마음으로 이해하고 잘 되길 바라는 사람과 내 상품의 가치엔 관심이 없고, 무조건 경쟁자의 2배 값을 쳐준다는 사람이 있다. 누구에게 물건을 팔겠는가. 눈앞의 이익만 본다면 당연히 후자겠지만, 그 사람이 향후 내 상품을 망쳐놓게 될 거라 해도 결정엔 변함이 없을까.

기업 인수합병(M&A) 담당 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협상의 기술’이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인수합병이라는 생소하고도 어려운 소재를 드라마 전면에 내세워 시청률 3.3%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는 마지막 화에서 10.3%를 기록했다. 기업 간 협상에서 100전 100승 하는 전설의 협상가가 가진 ‘협상의 기술’이 뭘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그 비결은 단순했다. “점심 주문하실 때 짜장, 짬뽕 중에 고민하지 않으셨나요? 그때 가격이 중요하셨습니까? 뭐가 더 먹고 싶은지가 중요하지 않으셨나요?”라는 윤주노(이제훈)의 질문에 답이 있다.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제공

‘백사(白蛇·몸이 흰 뱀)’라 불리는 전설의 협상가 윤주노를 연기한 이제훈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제훈은 “기업의 인수합병이란 소재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게 신선했다. 안판석 감독님이 연출하신다고 하니 더 흥미가 생겼다”며 “특수성을 가진 소재로 보편적인 이야기가 펼쳐져서 기대감이 컸다. 처음엔 낯설게 생각했던 시청자들도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거라 생각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3배 오른 시청률이 그의 예측이 적중했음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11조원의 부채를 갚지 않으면 경영권이 넘어갈 위기에 놓인 산인그룹을 살리기 위해 주노를 중심으로 꾸려진 M&A팀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룹의 자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협상의 상황들이 에피소드별로 펼쳐진다. 에피소드마다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모든 협상을 성공으로 이끈 주노의 ‘협상의 기술’은 결국 상대방의 진심을 헤아리고 자기 생각도 진솔하게 털어놓는 데서 시작한다.

드라마 '협상의 기술' 스틸컷. JTBC 제공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이라는 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는 거라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깨달았다. 윤주노가 협상가지만 진실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애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윤주노를 응원했을 것”이라며 “윤주노를 알게 된 후 배우이자 경영자인 이제훈의 그릇과 깊이가 넓어졌다. 제가 조금만 더 일찍 윤주노를 만났다면 경영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2021년부터 매니지먼트 회사 컴퍼니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제공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에서 백발에 도전했다. 나이가 들어 모발이 하얘진 게 아니라 수많은 고뇌를 거듭하다 머리 색이 희게 됐다는 설정이다. 그는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고 그에 응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노력하는 윤주노를 보며 ‘머리카락이 하얘질 만하다’고 간접적으로 느꼈다”며 “다른 작품에서 해볼 수 없는 이런 강렬한 이미지를 해볼 수 있어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특수분장만 3시간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었지만 떠나보내기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2 제작을) 배우와 제작진 모두 같은 마음으로 바라고 있지만, 바란다고 다 되는 건 아니어서 기다리고 있다. 시청자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이제훈은 지난해부터 거의 반기마다 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시즌제 드라마의 주연을 여러 편 맡고 있다는 점이다. ‘모범택시3’와 ‘시그널2’가 연이어 방영을 예고했고, ‘협상의 기술’도 시즌2를 염두에 둔 듯한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훈은 “재미없는 걸 보고 짜증 났던 경험이 저도 있다. 그래서 배우로서 제가 참여한 작품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재밌는 작품을 골라왔다”며 “만족스러운 재미를 드리면서 동시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시청자와 관객에게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을 시즌제로 이어갈 수 있어서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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