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지를 잠식해가는 한국발 이단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이단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강대흥 사무총장)는 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KWMA 세미나실에서 ‘선교지 이단대책실행위원회’(실행위) 발족식을 열었다.
이날 발족식에서는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지에 침투, 잠식하고 있는 한국발 이단들의 실태가 공유됐다.
실행위 위원장을 맡은 진용식 상록교회 목사에 따르면 현재 기독교 신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몽골을 비롯해 베트남과 네팔 등에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구원파 등 한국발 이단 역시 급증하고 있다.
진 목사는 “최근 통화한 베트남의 한인선교사연합회 관계자는 현지교회들이 한국발 이단들에 넘어가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며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현지에서는 최근 한국에서도 급성장 중인 중국발 이단 전능신교가 현지교회뿐 아니라 한인교회까지도 전부 다 침투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행위 코디네이터를 맡은 양형주 대전도안교회 목사도 “몽골의 기독교 인구가 5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신천지 신도는 1만5000여명, 구원파는 5000여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점점 규모가 커지는 이단들이 현지 정통교회 연합회로 들어가 조직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발족식에서는 애써 가꿔놓은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지 텃밭이 잡초 같은 한국발 이단 종교로 인해 점점 잠식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대처할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선교지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한국발 이단들이 한국에 관한 인식이 좋은 요즘 해외 분위기를 틈타 선교지로 침투하지만, 정작 선교사님들은 이단에 대한 정보와 대처법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며 “현지에 교회를 개척했지만 결국 이단에 넘어간 사례가 해외 선교지 곳곳에서 들려온다”고 전했다. 이어 “선교사들이 현지에 세운 교회 대부분 재정 지원이 따로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현실인데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는 일보다 이단에 기존교회를 뺏기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고 강조했다.
진 목사도 “신천지 신도 한 사람이 선교지에 들어가 포교하면 정통 한국교회 파송 선교사의 10배의 성과를 낸다고 하더라”며 “신천지는 전시체제라는 생각으로 포교하는데 한국교회는 잠자는 수면체제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단과의 전쟁은 누가 대신 싸워주는 것이 아니라 일선 현장의 선교사와 목회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잘못된 이단 교리를 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의 교리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행위는 이에 이단 정보와 관련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해외 각지 선교사들에게 전하고, 현지어로 번역해 현지 교계 연합회 등에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또 직접 선교지를 찾아 이단 대처법 등을 교육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진 목사는 “모든 이단 대처의 목적은 잘못된 가짜 그리스도에 집중된 이단 교리를 깨고 예수께 돌아오도록 올바른 복음을 전하는 데 있다”며 “한국교회와 KWMA가 함께 이단 문제에 필요한 대처법과 전략을 잘 세워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