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한(fresh) 농부(farmer)’로 불려지는 게 자랑스러워 회사 이름도 ‘프레시파머’로 명명한 김정진(사진).
“발상의 전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김 대표는 밥상 위의 최고의 단백질 계란, 김, 두부 등을 주력 상품으로 정하고, 2021년 5월부터 독자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세련되면서도 농업을 사랑하는 자칭 ‘도시 농부’다.
지난해 탄탄한 계란 매출(150억원)을 바탕으로 총 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친환경 유기농업의 차세대 주자로 발돋움하겠다며 도전장을 낸 것이다.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을 지난해 매출보다 무려 두 배 가까운 300억원 이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3일 김 대표를 만나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구상과 함께 오늘이 있게 한 인생스토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내수 부진이 우려되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데요.
-몇 년 전까지 1조원이 안 됐던 유기농(농업 화학 비료, 유기 합성 농약, 생장 조정제 등 일체의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자재만을 사용하는 농업) 시장이 4조5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고, 이 추세는 계속되리라 확신한다. 프레시파머는 제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유기농 시장에 대한 강한 확신으로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능성(뇌 질환과 치매, 유방암, 난소암 등 관련 질환 예방과 개선에 효과적임) 계란 연구에 몰두해 관련 특허 3개를 획득했다. 이후 2023년과 지난해 계란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보통의 계란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건강이라는 가치를 담은 소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기능성 계란이 대세일 수 밖에 없다’는 자신감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
#대표적인 공격 경영 사례를 한 가지만 소개한다면.
-단군이래 우리나라 최대 아파트 단지인 1만2039세대의 올림픽파크포레온에 정기구독(매월 일정량을 배달해 소비) 회원 확보를 위한 지점을 냈다. 여기에는 사전에 치밀한 시장분석을 통해 과감히 도전할 만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정기구독자가 많을수록 안정적으로 회사를 키울 수 있는데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우리 프레시파머 기능성 계란의 최적의 시장이라는 확신 아래 선점을 위해 지점을 내고 홍보를 하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해 부담은 다소 되나 벌써부터 가시적인 정기구독 성과가 나와 올해 매출을 배가하는 데 크게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품질에 대한 원천 기술, 우리의 노하우, 이러한 것을 녹아내서 영양제보다 더 좋은 계란으로 이 곳에서 대기업을 뛰어넘어 최고로 호평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레시파머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중국에서 두 번에 걸쳐 타의에 의해 야심차게 벌였던 사업이 실패하고 수습하는 중 홍콩에서 사업하던 선배가 ‘바람이나 쐐러 오라’해서 갔다가 선배로부터 우리나라 ‘계란의 거장’을 소개받았다. 전남 광주에서 계란을 중심으로 크게 사업을 하고 계셨던 그 분(회장)이 ‘마침 서울에 마케팅본부를 세우려 한다’면서 ‘당신이 딱 제격’이라며 본부장을 제안해 계란과 인연을 맺게 됐다. 제가 사업을 하기 전 약 14년 동안 우리나라 최고의 H호텔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던 유명 백화점 임원들과 친분을 바탕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쳐 1년도 안돼 상무이사로 승진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하지만 2018년 9월 살충제 파동이 터지면서 모든 계란에 사육 환경을 표기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백화점 판매를 위해서는 새로운 법인 설립이 필요하게 됐고, 2019년도에 프레시파머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다. 이후 설립자와 지분 정리 과정을 거쳐 2021년, 프레시파머를 온전히 제가 소유하게 됐다.
#두 번에 걸친 사업 실패 경험이 있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는 대학을 의대로 진학해 의사가 되기를 원했는데 저는 호텔경영에 관심이 많아 부모님을 설득해 대학을 호텔경영학과로 진학했다. 졸업 후 우리나라 최고의 H호텔에서 승승장구하며 14년 근무를 했다. 어느 날 아버님께서 “능력이 출중하니 이제 ‘오너’로서 사업을 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버님의 경제적 지원과 함께 2014년 중국 심양에서 최고의 한식당을 운영하게 됐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지만 채 1년도 안 돼 예기치 않은 사드사태가 발생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몸부림 끝에 2016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오너로서 도전이 국제 정치 상황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이후 광저우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스킨샵 사업을 제법 크게 하던 제수씨가 화장품 사업을 권고해 광저우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2016년 시작했다. 이때는 확장일로에 있다가 중국인 직원의 자금 횡령으로 사업을 그만 두게 뒀다. 저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고, 두 번째 오너 도전이 외국인 부하직원의 일탈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 중국에서 연거퍼 두 번의 실패를 했지만 프레시파머를 통해 화려한 재기가 기대되는데 각오를 말해달라.
-샐러리맨으로서, 오너로서 각기 다른 입장일 수 있는 저의 인생 여정에서 일관되게 유지하는 인생 철학이 있다. ‘겸손’ ‘열정’ ‘내가 손해를 보자’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을 대할때 겸손하게 존중하며 관계를 소중하게 이어가려 최선을 다했고, 그 속에서 나의 다짐은 ‘내가 좀 손해를 보도록 하는게 어때’라는 자세이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나의 열정을 온전히 쏟아 부어, 항상 당당하고 후회가 없도록 하자이다. 지금도 영업이면 영업, 제품 개발이면 개발 등 모든 영역에서 내가 먼저 앞장 서서 모범을 보이려 겸손하게 열정을 다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식탁 위의 최고의 단백질인 계란, 김, 두부의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으로 프레시파머가 진출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
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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