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북동부로 확산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안동시내 주택에서 기르던 애완견이 혹시 자기를 두고 갈까봐 주인이 대피하기 위해 모아 둔 짐 위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확인돼 가슴을 ‘짠’하게 하고 있다.
안동시 태화동 김형진(50·여) 씨는 “산불 확산으로 안동시내까지 연기가 자욱했던 지난 26일 오전 6시쯤 일어나 보니 애완견 ‘콩이’(말티즈 수컷)가 대피할 경우 가지고 가기 위해 거실 가운데 모아 뒀던 가방과 가방 사이에서 자고 있었다”며 “순간 가슴이 ‘짠’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날 오후부터 불길이 안동시내 쪽으로 접근한다는 소식과 함께 연기에다 매캐한 냄새까지 심해져 혹시 대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옷과 비상약품 등을 꺼내 거실 가운데 모아뒀는데 그 때도 콩이가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평소 활달한 성격에 사람을 잘 따르고 밖에 나가는 걸 좋아했던 콩이가 혹시 자기를 놔 두고 대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아예 작정하고 짐 위에서 잠을 잤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5년 전 애견샵에서 분양 받아 김 씨와 가족이 된 콩이는 뭐든 잘 먹고 눈치도 빨라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김 씨는 “대피할 경우 챙겨야 할 목록 여러가지 가운데서 콩이는 1번에 올라가 있었다”며 “이번 일로 더욱 사랑스러워졌고,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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