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이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추방 위기에 몰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민 정책 담당자들을 고소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3학년인 정윤서(21)씨는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정부 최고 권력층의 관리들이 이민 단속을 이용해 자신들이 싫어하는 발언을 억압하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팸 본다이 법무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영어와 젠더 연구를 공부하는 정씨는 지난해부터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해왔다. 지난 5일에는 컬럼비아대 대학 당국의 학생 시위대 징계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뉴욕 경찰에 체포된 뒤 석방됐다.
그로부터 나흘 뒤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이 체포영장을 들고 정씨 부모님 댁을 찾아왔다. 13일에는 ICE가 정씨의 컬럼비아대 기숙사를 수색했다. ICE는 또 정씨의 변호사에게 정씨의 영주권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정씨는 7세에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영주권자 신분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다. 정씨는 소장에서 “정부의 조치는 수정헌법 제1조 및 기타 권리에 대한 전례 없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이라며 자신에 대한 법적 조사를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정씨가 컬럼비아대 학생 시위를 포함해 친하마스 관련 행위에 가담했다며 이민법에 따라 그에 대한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에 대한 체포 시도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컬럼비아대 대학원 졸업생인 마무드 칼릴 체포 직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ICE는 지난 8일 컬럼비아대 학생 시위에서 언론을 상대하고 대학 당국과 교섭했던 칼릴을 체포해 구금했다.
ICE는 칼릴 체포 이후 친팔레스타인 활동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과 교수들에 대한 체포와 추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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