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에게 “2시간 이상 진행된 매우 긴 협상이 끝났다”며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리는 쇼이구 서기는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했다.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와 미국의 대화 초기 단계, 우크라이나 상황, 다른 지역과 특히 한반도의 안보 문제 등 여러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쇼이구 서기는 또 지난해 6월 평양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이 조약 조항을 준수할 무조건적인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다. 이 문서 체결이 양측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양측간 성취된 전략적 관계 수준을 높게 평가하며 이를 심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조약은 한쪽이 침략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북러 관계를 군사동맹급으로 끌어 올렸다고 평가받는다.
쇼이구 서기는 오는 5월 전승절 80주년 기념일과 8월 광복 80주년 기념일 등 올해 대규모 행사와 접촉이 많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런 행사를 명예롭게 기념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언급은 쇼이구 서기가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동맹조약을 체결하면서 김 위원장을 초대했다.
미국 아태전략센터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김 위원장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지속 여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김정은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장 중요한 자금줄”이라며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는 한, 북한의 무기와 탄약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휴전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군에 대한 추가 지원도 논의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쇼이구 서기가 북한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잡힌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와 북한군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