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의 ‘막내 구단’ 부산 BNK가 적지에서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 승리를 챙겼다. 1차전 승리로 창단 최초의 우승 확률을 73%로 끌어올렸다. 한때 16점 차 열세를 보였던 BNK는 ‘베테랑 듀오’ 박혜진과 김소니아의 막판 활약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BNK는 16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2024-2025 WKBL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1차전에서 53대 47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BNK는 역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 72.7%(33회 중 24회)를 손에 쥐었다. 박정은 BNK 감독은 리그 여성 사령탑 최초로 챔프전 승리를 달성하며 기쁨이 배가 됐다.
2년 만에 성사된 우리은행과의 챔프전 리턴 매치였다. BNK는 2022-2023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을 만나 한 경기도 따내지 못한 채 준우승에 그친 아픔이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던 BNK는 올 시즌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동시 영입해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
그러나 BNK는 올 정규리그 2위(19승 11패)로 우리은행에 1위(21승 9패) 자리를 내줬다. 상대전적 3승 3패로 우열도 가리지 못했다. 챔프전 우승을 하려면 우리은행은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존재가 됐다.
BNK는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이날 1쿼터 5-18로 크게 밀린 뒤 2쿼터 초반 16점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끈질기게 추격했다. 3쿼터 37-42로 격차를 좁힌 뒤 4쿼터에 경기를 뒤집었다. 박 감독이 주문한 스크린 플레이로 연속 득점을 만든 BNK는 김소니아의 2점슛으로 46-44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에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최다 3회 수상에 빛나는 박혜진이 결정적인 3점포를 꽂으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큰 경기에 강한 박혜진은 종료 23초 전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혜진이 14점 6리바운드, 김소니아가 11점 14리바운드를 올리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 김단비가 20점 18리바운드로 분투했으나 막바지 집중 견제에 막히면서 고배를 삼켰다.
1승을 선점한 BNK는 2019-2020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기회를 잡았다. BNK가 정상에 오르면 박 감독은 여성 최초의 챔프전 우승 사령탑이 된다. 양 팀의 2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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