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접경지인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할 경우 생명을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휴전 제안을 즉각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에서 “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국제법과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생명과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푸틴 대통령에게 이러한 요청을 했음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이 군인들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이해한다”면서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우크라이나 군과 정치 지도부가 군에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는 적절한 명령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반격에 성공해 점령지 대부분을 되찾고 우크라이나군을 사실상 포위하고 있다고 주장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테러리즘으로 간주해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강력히 처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휴전을 거부하자,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휴전안을 즉각 수용하라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G7 장관들은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성명은 “우리는 러시아가 이 같은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추가 제재를 비롯해 러시아산 석유 가격상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은 물론,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하는 특별수익의 활용 방안이 포함됐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러시아가 평화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며 “미국의 힘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 전쟁을 계속하고자 하는 단 한 사람에게 강한 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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