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무기 협상을 제의했지만 곧바로 거부당했다. 그동안 이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온 트럼프가 협상으로 입장 변화를 시도한 것이지만 상대국인 이란이 곧바로 협상 의사가 없다고 퇴짜를 놓은 것이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정부와 군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강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전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에게 ‘협상을 희망한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면 끔찍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차라리 협상으로 합의를 하고 싶다. 모두가 나와 동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군사적으로 승리하는 것만큼 좋은 합의를 할 수 있다”며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는 무언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도 “우리는 이란과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타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며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 있다. 이후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내렸다.
트럼프는 지난달에도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제재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겨냥하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 그러면서도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하는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란에서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는 협상 개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부정적 의사가 강하다. 그는 지난달 7일, 미국이 JCPOA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가리켜 “지금 재임 중인 사람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며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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