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 과정에서 생명이 시작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기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6일 서울 영등포구 에스더기도운동센터에서 열린 ‘러브라이프 2025 생명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출산 환경과 조산사의 역할을 조명하는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엄지연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조산사는 ‘대한민국 출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저출산 및 의료 환경 악화 속에서 생명의 탄생을 존중하는 자연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에스더기도운동선교회(이용희 대표)에서 프로라이프 사역을 담당하는 ‘러브라이프’가 주최했다. 생명의 가치를 조명하고 태아와 산모를 보호하려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서 지난달 20일부터 3주간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진행됐다.
엄 조산사는 대학 시절 분만실 실습 과정에서 충격을 받았고 이후 자연출산과 가정출산을 접하면서 산모와 아기가 주체가 되는 출산을 돕기로 했다. 그는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출산은 가정 중심의 과정이었으나, 1980년대 전국민 의료보험 도입 이후 병원 분만이 보편화되면서 의료진 주도형 출산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제왕절개율은 2024년 상반기 기준 전체 분만 중 67%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엄 조산사는 “제왕절개는 질식 분만보다 산모의 사망률이 7배 높으며(네덜란드 기준), 출혈·색전증·패혈증·마취 합병증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다음 임신에도 영향을 미쳐 다산을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출산은 엄마와 아기만의 일이 아니라, 아빠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하는 생명의 순간”이라며 “출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회차 강연에서는 정승민 둥지조산원 원장이 ‘출산, 그 완전한 디자인’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원장은 “출산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중매체가 출산을 고통과 두려움의 이미지로 인식하게 하지만 본래 출산은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설계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세기 1장 27~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출산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디자인하셨다”고 강조했다. 또한 “갓 태어난 아기를 엄마 가슴 위에 올려놓으면 아기가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찾아간다. 이는 태아가 뱃속에서 익숙했던 양수의 향기가 모유에서도 나기 때문”이라며 “출산과 양육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에는 연취현 법률사무소Y 변호사가 ‘낙태법의 목적, 태아의 생명보호’를 주제로 발표했다. “태아는 산모와 연결되어 있지만 별개의 생명체로, 독립적인 성격과 인격, 심지어 식성까지도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역시 태아가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낙태죄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제2문에 따르면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태아 역시 그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며 “태아의 생명 보호는 인간 존재의 존엄성과 직결되는 중대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번 생명포럼에는 초등학생부터 청년까지 다음세대 연령층도 참석해 생명의 가치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최건우(11)군은 “지난해 신문에서 산부인과 의사 부족 기사를 읽은 이후로 산부인과 의사를 꿈꾸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조산사라는 멋진 직업을 새롭게 알게 됐고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신혼생활 가운데 임신을 준비 중인 양한나(27)씨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자리 잡았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와 소망으로 변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러브라이프는 2022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생명포럼을 개최하며 태아와 산모를 보호하는 프로라이프 전문가 양성 과정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예진 러브라이프 간사는 “생명포럼 참가자들이 배운 지식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기도 모임, 피켓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태아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출산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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