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0가구 가운데 8가구가 빈집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지방 위주로 빈집이 증가하고 있다. 평택은 10곳 중 1곳이 빈집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인 미분양 상황 악화가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보인다.
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통계청 주택 총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연도별·지역별 미거주 주택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 수는 2023년 말 기준 153만4000가구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7%, 2015년 대비로는 43.6% 늘어난 수치다.
전국 빈집 수는 2015년 106만8000가구에서 2016년 112만 가구, 2017년 126만4000가구, 2018년 141만9000가구, 2019년 151만7000가구로 매년 증가했다.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2021년에는 139만5000가구로 줄었으나 2022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다시 빈집의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주택 중 빈집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6.5%에서 2019년 8.4%로 급증했다. 이후 2021년 7.4%로 떨어졌지만, 2022년 7.6%, 2023년 7.9%로 다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전체 빈집 가운데 18.6%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경남 8.7%, 경북 8.4% 등 순이었다. 경기도 내에서는 평택의 빈집 비율(11.2%)이 가장 높았다. 이어 화성(8.1%)과 부천(6.3%), 수원(6.1%), 남양주(5.0%) 순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빈집 수 비중을 살펴보면 전국 기준, 인구 1000명당 빈집 수는 29.9가구로 조사됐다. 서울은 1000명당 11.5가구로 빈집이 가장 적었다. 전체 주택 수 대비 빈집 수 비중이 높았던 경기도는 21.0가구로 조사됐다. 인구수가 적은 지방일수록 빈집의 비중이 늘었다. 전남은 1000명당 67.2가구, 강원도는 54.0가구, 충남은 53.1가구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은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주원인은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택은 삼성전자가 동탄에서 옮긴다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생각만큼 많은 인구가 편입되지 않아 빈집이 상승했다”고 봤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2.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p) 하락했다. 경기도는 올해 1월 기준 전체 7만2624가구 중 경기도는 1만5135가구로 20.8%가 미분양이다. 평택은 6438가구가 미분양으로, 경기도 전체에서 42.5%가 빈집으로 조사됐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지자체 차원에서 빈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기도는 빈집을 사들여 주변 시세보다 싼 임대주택이나 지역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동이용시설로 정비해 공급하고 있다. 또 소유자에 대한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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