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의회가 유흥주점 출입으로 논란을 빚은 A의원을 28일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윤리위 회부 조치가 이뤄지면서 늑장 대처와 공정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A의원은 지난해 9월 여성 종업원이 근무하는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며 접대 의혹 등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지인의 개업 축하 자리였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업소가 이미 개업한 지 오래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명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렸다. 이후 시민단체와 공무원 노조는 그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으나, 윤리위원회는 경찰 조사를 이유로 개최를 미뤄왔다.
윤리위 개최 지연은 시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윤리위는 의장, 윤리위원장이 개최하거나, 의원 정원 1/5이 연서해 안건을 제출하면 개최할 수 있지만, 민주당 소속 박대성 의장은 “술집 출입만으로 윤리위를 열 수 없다”며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제 식구 감싸기”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박대성 의장은 “이번 일과 관련해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건을 접수해 윤리위가 열리게 됐다”며 “성매매나 향응 제공 등의 혐의가 밝혀진 것도 없는데 단순히 술집을 출입했다고 윤리위를 열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윤리위원회의 구성 또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진아 윤리위원장과 박은주 부위원장은 과거 A의원과 함께 폐기물 처리사업 조사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동료의원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윤리위가 실질적인 징계보다는 형식적인 절차로 끝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진아 윤리위원장은 “공정성 담보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런 말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안건의 경우 외부 변호사의 법리적 자문을 받아 결정될 예정으로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이번 일을 두고 시의회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시험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 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A의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의 한 시의원은 “이번 일을 두고 A의원에 대해 수십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장 등이 더 빠르게 윤리위를 열었어야 했다”며 “늑장 대처와 더불어 공정성 논란까지 발생해 파주시의회 신뢰도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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