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대 ‘천재’ 바둑기사가 대국 도중 휴대전화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들켜 프로 자격을 박탈당하고 8년간 출전 금지 처벌을 받았다. 중국바둑협회가 AI를 이용한 기사의 부정행위를 적발해 처벌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바둑협회는 26일 “친쓰웨(19)가 지난해 12월 15일 전국바둑선수권대회 여자부 9라운드에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적발돼 이 같은 처벌과 함께 지난해 개인전 성적 무효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친쓰웨는 이른 새벽 경기장에 들어가 휴대전화를 숨긴 뒤 대국 도중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심판의 정기 검사에서 탁자 아래 휴대전화를 숨긴 사실이 적발됐고 이 휴대전화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경기 규정에 따르면 대회에 휴대전화나 전자기기를 가져오는 것은 금지돼 있다. 친쓰웨는 사실 확인 과정에서 진실 은폐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그의 기보는 AI 프로그램이 추천한 수와 73%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쓰웨가 이전에도 AI의 도움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해 출전 경기 수가 전년과 동일한 데도 승률은 39.1%에서 71%로 급상승했다. 커리어 평균 승률 43.6%보다도 훨씬 높은 것으로 최정상의 바둑기사 커제도 이런 상승폭을 기록한 적은 없다고 한다.
협회는 “AI가 발전하는 새로운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규율 문제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6년생인 친쓰웨는 유명 바둑 코치의 딸로 14세 때인 2020년 ‘중국 전국 바둑 입단 대회’를 통해 프로기사로 입문했다. 2022년 11월 전국 바둑 선수권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70%대의 승률로 6월 프로 2단, 12월 프로 3단으로 2차례 승급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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