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찰 봉안당에 안치된 유골함을 중국인 일당이 훔쳐 달아나는 기괴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경찰과 불교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시10분쯤 제주의 유명 사찰 봉안당에서 40대 중국인 남성 2명이 봉안돼 있던 유골함 6기를 훔쳐 달아났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대에 미리 준비했던 장비를 이용해 봉안당 내부로 들어가 유골함을 훔쳤다.
이후 봉안당에서 1.5㎞가량 떨어진 야산에 유골함을 3개씩 나눠 묻고, 24일 오전 해외로 출국했다. 출국한 일당은 해당 사찰 봉안당 관리자에게 전화해 200만불, 한화 28억7000만원을 요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당이 사찰 주변에 숨겨둔 유골함 6기를 모두 찾아 가족에 인계했다.
도난됐던 유골함은 사찰에서 안치료가 비싼 구역인 불상 인근에 보관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8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왔으며, 출국 전까지 범행일을 포함해 해당 봉안당을 3차례 찾았다. 또 인근의 다른 봉안당도 방문하며 범행이 용이한 곳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 등을 적용해 해외로 도주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봉안당 내 시정장치나 CCTV 등이 필요하고, 피해가 있을 경우 바로 112에 신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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