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장벽과 정국 불안에 따른 민간소비 등 위축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다.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서둘러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 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 포인트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 한은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이 제시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6%)보다도 낮다.
기준금리는 종전(3.0%)에서 0.25% 포인트 낮춘 2.75%로 결정됐다. 2%대 기준금리는 2020년 10월(2.5→3.0%)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1.75% 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4년5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후 11월에도 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지만 올해 1월에는 고환율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수출 타격 우려가 높은 데다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과 컨트롤타워 부재에 건설 투자 등 경기 하강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점이 작용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공언한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로 제시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향후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요 압력 등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해 목표 수준(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로 안정됐으나, 11월 1.5%, 12월 1.9%로 다시 높아졌다. 올해 1월에는 2.2%로 지난해 7월(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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