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개헌 관련 입장 표명을 단도직입적으로 요청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집중할 때”라며 ‘선 내란극복·후 개헌’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현 정국과 당내 현안 등을 논의했다. 김 전 총리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우리 정치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국가의 새로운 출발점에 대해 계속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개헌, 정치개혁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회를 넘어 다수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개혁 작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저도 왜 생각이 없겠느냐”며 “아직은 좀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이를 두고 “계속 공방이 조금 오고 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당내 포용과 통합도 촉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김 전 총리가 내란 사태 극복을 위한 비전이 필요하고, 국민에게 국민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내달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필요한 일이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회동에서는 최근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도 거론됐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단정적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측면이 있지만, 중도·보수 입장도 끌어안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최근 펼치는 통합과 경청 행보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회동에 들어가기 전 “온 국민이 국가와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고 저도 그에 대해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원만하게 합리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지 고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21일에는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났다.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도 회동할 계획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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