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잡는 AI 기술, 신앙으로 창업한 이 스타트업이 해냈다

Է:2025-02-24 10:53
:2025-02-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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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봉수 딥비전스 대표

강봉수 딥비전스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회사 사무실에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 번 사는 인생, 크리스천으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선한 영향력을 남길 수 있을까.”

강봉수(38) 딥비전스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이 질문을 품어왔다. 선교단체 활동을 하며 빈곤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목격했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고민은 결국 비즈니스로 이어졌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딥비전스’를 창업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ICT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딥비전스 사무실에서 신앙과 비즈니스를 조화롭게 운영하는 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신앙으로 시작된 창업의 길

강 대표는 한동대에서 기계공학과 전자제어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국제지역연구소라는 교내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며 여러 선교지를 방문했다. 그는 “선교지에서 사회 곳곳의 환경과 빈곤 문제를 목격했고 ‘어떻게 크리스천으로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21살 때 그는 ‘비즈니스 선교’를 떠올렸다. 이를 위해 대학 시절 떡볶이 장사부터 아이스크림 판매까지 다양한 실물 경제 경험을 쌓았다. 졸업 후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개도국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창업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신앙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그는, 교회에서 뜻을 같이하는 청년들을 만나 2017년 딥비전스를 설립했다. 회사는 환경부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취약 계층인 어린이와 노약자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강 대표와 딥비전스 직원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박람회에서 찍은 사진. 딥비전스 제공

딥비전스의 대표 기술인 ‘비전플러스’는 CCTV 영상을 활용해 미세먼지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솔루션이다. 기존의 한정된 측정기보다 더 세밀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현재 경기도청에서는 도 예산 50%를 매칭해 31개 시·군에 이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성동구에서는 이미 50대의 CCTV를 활용한 미세먼지 측정 시스템이 도입됐다.

딥비전스라는 사명에는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 기술의 결합’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성경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강 대표는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하셨듯 인공지능 기술이 자본이 집중되는 영역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곳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돈보다 신앙, 사람을 위한 기술

강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신앙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의 기술이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스타트업의 특성상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구성원들의 행복과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배려하고자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운영이 어려운 시기에도 신앙을 바탕으로 극복했다. 경제 위기로 인해 2024년 폐업 직전까지 몰렸고, 급여를 지급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런데도 15명의 남아있는 직원들은 회사의 가치에 공감하며 함께 버텼다. 대부분이 크리스천인 팀원들은 신앙을 기반으로 회사의 가치를 믿고 어려움을 견뎌냈고, 회사는 다시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강봉수 딥비전스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딥비전스 임원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셀프사진관에서 찍은 이미지 사진. 딥비전스 제공

한 직원이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을 때도 회사는 직원의 치료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젊은 나이에 항암 치료를 홀로 받는 게 힘들 거로 생각해 최대한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강 대표는 “비즈니스는 선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님 우선이면 길이 열린다

강 대표는 크리스천으로서 사업을 운영하며 여러 번 신앙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경험이 있다. 창업 초기 환경부 창업경진대회 당시, 발표 일정이 주일 예배와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는 운영진에게 발표 시간 조정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발표를 포기하고 예배를 선택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발표 하루 전날 밤늦게 대회 측에서 영상 발표를 허용했고, 결국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상금으로 받은 첫 수익 100만 원을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잠 3:9)는 성경 말씀에 따라 전액 헌금했고, 이후 한국중부발전이 주최한 청년창업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4천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는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40배로 갚아주시는 경험을 했다”며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처럼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면 필요한 것을 채워주신다”고 전했다.

그 이후 수많은 의사결정을 할 때 계속 기준이 됐고 우선순위가 됐다. 그는 “교회 행사들이 있을 때면 직원 상당수가 일을 못 하게 되는 상황도 생기지만, 회사 차원에서 미리 준비해 계획을 세운다”며 “주일과 크리스마스에도 최대한 미팅을 잡지 않고, 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강봉수 딥비전스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회사 사무실에서 창업을 꿈꾸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있다.

크리스천 사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강 대표는 “신앙과 직업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데 있어 ‘비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단순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크리스천으로서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공 확률은 0.0005%에 불과하지만, 크리스천 창업가들이 하나님의 창조력을 닮아간다면 그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그렇기에 사업과 비즈니스 선교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전했다. 또한 창업을 고민하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창조성을 닮아가는 과정에서 비즈니스가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앞서 걱정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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