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홍 시장과 명씨가 같은 행사장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홍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와 만난 일이 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라고 발끈했다. 그런데 이 사진은 뭡니까”라며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공개된 사진은 2014년 3월 21일 제2회 창조경제 CEO 아카데미 조찬회에서 찍힌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사진에는 홍 시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단상에 서 있고, 그의 우측에서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회를 보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명태균과 한 번이라도 만난 일이 있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 명태균과 전화 통화라도 했어야 같이 범죄를 저지르든지 말든지 했을 거 아닌가”라며 “도대체 만난 일도 없고 전화 통화한 일도 없는 가짜인생 명태균 여론조작 사기 사건에 왜 내 이름이 거론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2014년 3월 중소기업 융합 경남연합회에서 개최한 행사”라며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축사하는 바로 옆 단상에서 사회를 보는 사람, 명씨 아닌가. 그때는 몰랐다고 할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과거 언론 보도들을 보면 명씨가 당시 주최 측인 중소기업 융합 경남연합회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떡하니 명씨와 함께 찍힌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홍 시장은 이래도 발뺌할 건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명씨에게 ‘평생 감옥에서 썩도록 할 거다’라고 하는데, 계속해서 오리발을 내밀며 국민을 우롱한다면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겠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앞으로 명태균 사기꾼 일당이 떠드는 허무맹랑한 소리에는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 다만 형사고소는 계속할 것”이라며 “나는 명태균 사기꾼에게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다. 정치를 하다 보면 이런 어이없는 황당무계한 일도 당한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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