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강경 보수단체 모임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세계 무역 전쟁을 촉발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열렬히 옹호했다. 그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맹비난하며 전 정권에 대한 보복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연설에서 관세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하나님과 아내, 가족 다음으로 좋아하는 네 번째 단어가 관세”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마약 펜타닐이 들어오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관세'(tariff)’라는 단어를 15차례 거론하며, 자신의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관세로 매우 많은 돈을 거둬들일 것”이라며 관세 부과로 1870년부터 1913년까지 미국이 상대적으로 가장 부유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 국내 정치에서는 전임 행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급진 좌파 관료들을 건물 밖으로 내쫓았고, 문을 잠가버렸다. 우리는 수천 명을 내보냈다”며 “사기꾼, 거짓말쟁이, 세계주의자, 딥스테이트 관료들이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취임과 동시에 조 바이든의 무기를 해체했다”며 “‘나는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요 인사들을 보안 인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가 2021년 1월 의회 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했다고 설명하자 폭발적인 호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가 사면한 폭동 가담자들이 참석했고, 일부는 “사면해줘서 감사하다”고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연방수사국(FBI) 수사와 소송을 당한 마이크 린델 ‘마이필로우’ 창립자을 언급하며 “FBI의 깡패들을 그를 쫓아왔지만 그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이제 (선거 조작을) 마음껏 말해도 괜찮아 마이크”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 독립전쟁 시기 전설적인 해군으로 이름을 알리며 ‘미국 해군의 아버지’로 불린 존 폴 존스의 말을 인용하며 “나는 아직 싸움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4년 동안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싸울 것”이라며 “파이트(fight·싸우자), 파이트, 파이트”를 외쳤다.
트럼프의 연설은 70분가량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발언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기립 박수를 보내 마치 슈퍼스타의 콘서트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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