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경제 사절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만나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과를 강조하고, 전략적 산업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최태원 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경제 사절단이 19~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 활동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절단은 최 회장을 비롯해 국내 기업 대표 등 26명으로 구성됐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철강, 조선, 에너지, 플랫폼 등 산업 대표가 참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 민간 경제 사절단이 미국을 공식 방문한 건 처음이다.
최 회장은 19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한국은 지난 8년간 1600억 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했으며, 대부분이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8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상당수는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라고 말했다.
경제 사절단은 조선, 에너지, 원전, 인공지능(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의 전략적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서 미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경제 사절단을 만났으나, 이번 한국의 민간 사절단과의 논의가 가장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또 기업들의 투자 결정을 지연하는 과도한 규제를 개선 중이라고 언급했다.
19일 저녁 미 의회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의 밤’ 갈라 디너 행사에는 양국 기업인과 미국 현직 상·하원의원, 주지사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행사에서 “지난 세기 안보를 넘어 경제 동맹으로 발전해온 양국 관계는 이제 첨단 기술과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파트너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맷 머레이 미 APEC 대사는 축사에서 “한미 관계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무역과 투자의 양적 거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 사절단은 행사에서 각 기업의 주요 투자가 이뤄진 주 관계자와의 개별 미팅도 진행했다.
이어 20일 열린 재무부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최 회장은 “앞으로도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큰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기능의 활성화를 통해 투자가 촉진될 수 있도록 재무부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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