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은 단순한 자금 투자 개념이 아닌 경제 패권을 잡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의 공동 창업자인 김준우 대표는 19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서 미래 전략적 기술 자산으로 글로벌 경제적 패권을 잡기 위한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라 혁신적인 과학 기술과 그 활용성이 줄 수 있는 국가 경쟁력 제고의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기업과 투자 업계의 전반적인 이해도와 준비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기업의 투자나 기술 개발이 늘면서 해외에서 국내로 투자금이 유입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2018년 설립된 쟁글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웹3(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환경)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창립 초기엔 ‘믿을 수 있는 투자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암호화폐 공시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후 코인 평가 사업을 거쳐 최근엔 웹3 생태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익스플로러(사용자가 블록체인 위에 있는 세부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도구) 개발과 리서치로 범위를 확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금융 당국에서 법인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을 승인한 것과 관련해 “제한적인 범위지만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글로벌 강국이 보여주고 있는 대규모 투자와 육성 정책, 규제 완화 흐름에 비해서는 도입 속도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삼성증권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가 넥슨의 지주사인 ‘NXC’에서 근무한 뒤 벤처 캐피털(VC)을 설립했다. 그는 “처음 금융권에 발을 들였을 땐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거의 정반대 지점에 있었다”며 “NXC 등을 거치며 비트코인을 접한 게 쟁글 창립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쟁글을 운영한 지 5년이 됐지만, 회사 매출의 9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파트너들과 주로 협업을 진행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국내 다른 업체들과 대화해 보면 어떤 사업을 시작하려고 해도 금융당국 혹은 정부 부처의 어느 부서에 허가를 받아야 할지 모르고 담당자를 찾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한다”며 “이 때문에 몇 년째 블록체인, 웹3 영역에서 인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와 금융당국을 향해 관련 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디지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트럼프 2.0 시대에서는 기술 패권을 누가 쥐는지가 미래 경제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문제를 안 만들까’만 고민하지 말고 산업을 키우려는 방안도 마련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요구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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