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햄 가격 책정’ 등 백종원 대표가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더본코리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백 대표가 호된 상장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오너 리스크와 사업 다각화 난항에 따른 더본코리아의 사업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최근 자사 쇼핑몰 더본몰에서 빽햄 선물세트 제품을 판매 목록에서 삭제했다. 설 연휴 기간 가격 책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 ‘품절’로 표기해왔던 해당 제품 4종 등도 모두 지워졌다. 더본몰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서는 빽햄이 1위에 올라 있지만, 실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 직영몰이 아닌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백 대표는 지난달 유튜브 방송을 통해 통조림 캔햄 빽햄 5만1900원짜리 세트를 45%가량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 빽햄의 가격이 스팸보다 높은데도, 돼지고기 함량은 더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 대표는 높은 생산단가와 양념 비법 등을 이유로 들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빽햄 정가를 과도하게 높게 책정한 뒤, 대폭 할인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의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6월 본사가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예상 매출액을 과장했고, 수익성 악화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은 가맹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또 백 대표는 같은 해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서 과거 상습절도로 9호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출연자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백 대표의 스타성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제외하고도 더본코리아의 사업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매출이 특정 브랜드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빽다방의 매출은 7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4.6%를 차지했다. 홍콩반점의 매출은 269억 원(15.2%)이었다. 10개가 넘는 나머지 브랜드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11월 상장을 앞둔 시점 더본코리아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770대1을 넘었고,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3만4000원)를 훌쩍 웃도는 6만4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2월 들어 2만원대로 하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청약에서 실권주가 대거 발생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백 대표의 흥행력과 별개로 내부에서는 공모주 급락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더본코리아의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의 친 대중적 이미지만으로 여러 논란이 해소될 시기는 지났다”며 “백 대표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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