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두고 “자기 호적을 파면서까지 중도보수를 공략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대표의 입에서 중도도 아닌 중도보수라는 말이 나온 건 놀라운 일”이라며 “본인이 왼쪽은 다 평정을 했으니까 이제 오른쪽으로 나온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한 친야권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민주당은 중도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이런 행보에 국민의힘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저 역시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신종 사기’라고 보지만, 그와 동시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우클릭에 대해 대비하고 있느냐, 우리는 뭘 하고 있느냐’ 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중도보수 영토까지 침범해 들어오는데, 국민의힘은 점점 더 오른쪽 끝으로 밀리고 있다. 진보부터 보수까지 0에서 10의 스펙트럼이 있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9~10 영역에 바글바글 몰려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현재 여당에 대한 중도층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우려하면서 결국 국민의힘이 ‘중원’에서 민주당과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는 왼쪽에서 시작해서 영토를 넓히는데, 우리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당의 주류가 전광훈 목사 집회에 나가고 극우 유튜버들의 부정선거 얘기를 나르면서 중도층 여론이 나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당이 극우화되고 우경화되는 이런 경향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재명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국가적 전략이든 정책이든 이런 것을 가지고 중도층을 놓고 (민주당과)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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