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논란과 함께 각국에서 이용 자제령이 확산하자 프라이버시 정책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는 이번 개정을 통해 유럽 국가의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별도의 약관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전날 프라이버시 정책(개인정보 처리 방침) 개정안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개정안을 보면 기존 처리 방침의 수집 정보 항목에 있었던 ‘이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이 삭제됐다. 이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은 개인의 특성을 식별할 수 있고, 비밀번호 추론이 가능한 데다 민감한 정보에 해당할 소지가 커 개인정보 침해 우려의 중심에 섰던 항목이다.
다만 수집한 정보를 중국 서버에 보관하는 것은 그대로 유지됐다. ‘필요한 경우 특정 국가로 개인정보를 이전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사용할 것’이라는 단서 조항이 추가됐다.
‘옵트아웃’은 이번에도 빠졌다. 옵트아웃은 생성형 AI 등에서 정보 주체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 해당 데이터 수집을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딥시크는 이번에 유럽경제지역(EEA) 전역과 영국, 스위스 등 유럽 국가에 대한 추가 약관도 마련했다. 딥시크는 이 약관에서 “(소속 국가 이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법률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사용한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처리 목적을 세분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종류를 정의하고, 이를 사용할 때의 법적 근거로 따로 안내했다.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가 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고, 미국은 정부 기관에서 딥시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나서자 딥시크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이용자와 관련한 개별적인 방침은 딱히 없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달 31일 딥시크 본사에 해당 서비스의 개발 및 제공 과정에서의 데이터 수집·처리 방식 등에 관한 공식 질의를 보낸 바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아직 딥시크로부터 질의에 대한 답변서는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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