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생 김하늘(8)양을 살해한 40대 여성 교사가 사건 당일 교내를 무단이탈했다가 흉기를 구입해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찰은 교사 A씨가 범행 당일인 지난 10일 주방용품점에서 흉기를 구입해 돌아오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A씨가 차에서 내려 빈손으로 주방용품점 쪽으로 걸어갔다가 검은색 봉투를 들고 돌아오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8시30분 학교에 정상 출근했다가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낮 12시50분쯤 무단외출을 했다. 그는 3층 교무실에 있던 동료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차를 몰고 교문 밖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가 외출하기 위해서는 내부 시스템을 통한 결제를 상신하고 학교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A씨는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1시29분쯤 학교 인근 마트에 도착한 A씨는 7분 뒤 흉기를 사서 학교로 출발했다. 오후 1시50분쯤 학교에 복귀한 뒤에는 교장, 교감 등과 상담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장학사가 제안했던 연가와 병가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후 오후 4시30분에서 5시 사이에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돌봄교실 이후 귀가하는 하늘양을 ‘책을 주겠다’고 유인한 뒤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본인도 자해해 손목과 목을 다친 그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하늘양의 사인은 ‘다발성 예기 손상에 의한 사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다발적으로 손상을 입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
경찰은 A씨가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A씨 주거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진술한 A씨의 병원 진료 기록 등도 확보해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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