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퇴직 교사가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고(故) 서공덕(79)씨가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11일 밝혔다.
고인이 기증한 조직은 각막과 피부, 뼈, 심장판막, 연골, 인대, 혈관 등으로, 최대 100명에 달하는 환자를 도울 수 있게 됐다.
고인은 전주 농업고 교사를 끝으로 30년의 교직생활을 마쳤다. 가정에 헌신적이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봉사했다고 한다.
20년 전 장기기증 서약을 한 고인은 평소에도 가족들에게 세상을 떠날 때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
부인 최정희씨는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던 고인이었지만 막상 기증을 결심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자 망설여졌다”면서 “의사인 아들이 고인의 생전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아들인 서동주 익산 믿음병원 원장은 “80세 이상 되는 분은 조직 기증이 불가능한데 턱걸이로 기증하셨다. 평소 뜻대로 기증하시기 위해 일찍 가신 것 같다”며 “아버지 덕분에 우리 사회에 고령이어도 조직기증이 가능하고 사망 후 12시간 이내에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장기·조직기증 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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