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가 정치인가…평균 연령 86.3세 원로들의 경고

Է:2025-02-04 14:11
ϱ
ũ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정말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신앙으로 포장하고 있는가.”

한국교회 원로들이 던진 묵직한 질문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교회가 신앙 공동체가 아닌 정치적 전쟁터로 변질하고 있다. 목회자들에게까지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으며, 중립을 유지하려는 시도조차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원로들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님 뜻 따르는 것이 먼저”
박조준 갈보리교회 원로목사. 국민일보DB

박조준(91) 갈보리교회 원로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기독교인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탄핵 정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세워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성경 말씀’과 ‘상식’이었다. 박 목사는 “토론은 가능해야 하고, 다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다수가 이를 억누르려 한다”고 지적했다. “개신교가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는 이름을 가진 것처럼 기독교인은 거짓을 분별할 줄 알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에는 항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목회자들이 하나님 말씀을 중심에 두고 거짓을 배격하며 참된 진리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내 뜻대로 하지 마옵시고 오직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나님의 연자맷돌은 천천히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느 것보다 정확하게 갈린다. 모든 일이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걸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얼마나 성숙한가”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국민일보DB

손봉호(86)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독교인은 성숙한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린아이처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성숙한 어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온전한 사람이 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단순한 완벽이 아니라, 성숙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정치적 논쟁에서 합리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양쪽에서 동시에 비판받고 있다”며 “중도의 견해를 밝히면 좌우에서 모두 공격하는 분위기다. 기독교는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계엄이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두환의 광주 학살과 같은 차원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며 “교회가 이 둘을 동일 선상에 두고 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신앙이 특정 정치 세력에 종속되는 순간, 신앙의 본질은 흐려지고 교회는 정치 도구가 된다”며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신앙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입장 강요는 폭력”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 국민일보DB

홍정길(82)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은 “지금 한국교회는 자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목사는 “우리나라는 5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를 경험했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와 물질적 풍요를 방탕하게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홍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정치적 논쟁으로 자유를 오히려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며 “나와 다르다고 강압적으로 바꾸려는 것도 폭력이며 또 다른 악”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목사는 “극단적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며 “예수님은 ‘예면 예,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고 하셨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틀렸다고 정죄하라고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앙의 본질은 우리가 얼마나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손동준 임보혁 기자 sdj@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Ŀ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