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직장내 괴롭힘’ 피해 의혹…유서 공개돼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사망 당시 28세)씨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됐다.

오씨는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쯤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27일 매일신문이 보도했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데 시간이 걸려 유서가 뒤늦게 발견됐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오씨는 2021년 5월 MBC 프피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이후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유서에는 먼저 입사한 동료 기상캐스터가 오보를 낸 뒤 오씨에게 뒤집어씌웠다는 내용이 적혔다. 또 다른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오씨를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시간 이후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30분 이상 퇴근을 막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오씨가 2022년 10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 섭외 요청을 받자 한 기상캐스터는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냐”고 비난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오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실력’ 등을 이유로 오씨를 비난해 온 메시지와 음성 등이 다량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MBC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는 언론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또 다른 가해자로 추정되는 기상캐스터 B씨는 “우리 모두 힘든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MBC에 연락하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1996년생인 오씨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 공채에 합격했다. 2022년 ‘유퀴즈’에 출연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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