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자 10명 가운데 6명은 은퇴 이후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노후준비실태 조사와 견줬을 때 약 2배가 넘는 수치다. 은퇴목회자의 경제적 지원 문제가 한국교회 분쟁 요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전문가들은 “신중한 자산 취득 및 관리로 교회 재정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으로도 노후준비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개인으로서는 국민 임대아파트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24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가나의집에서 ‘목회자의 노후준비 실태와 제안’을 주제로 목회데이터포럼을 열고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지난해 8월 20일부터 4일간 전국 목회자 500명(담임목사 250명, 부목사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했다”는 목회자는 35.5%(‘노후준비 완료했다’2.4%+‘현재 노후준비하고 있다’33.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아직 못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64.5%로 조사됐다. 특히 부목회자 76.4%가 노후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는데, 담임목회자(52.6%)보다 약 20% 포인트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 성인 노후준비 실태와 비교할 경우 목회자의 상황은 현저히 떨어진다.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준비 여부를 묻는 말에 19세 이상 성인과 60세 이상 노인은 각각 69.7%와 65.7%가 ‘준비하고(되어) 있다’고 답변했다.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은 30.3%였다.
목회자가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 88.3%가 ‘경제적으로 노후 준비할 여력이 없어서’라고 답변했다. 실제 한국교회 3분의 2 이상이 소형교회임을 고려하면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다수 목회자가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는 셈이다. 목회자들은 이어 ‘너무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5.0%) ‘노후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4.4%) 등의 사유를 꼽았다.
‘100세 시대 목회자 은퇴준비제안과 절세전략’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김남순 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장은 “교회나 후임목회자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으며 또 퇴임에 임박해 논의하면 합의에 이르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목회자의 노후준비는 필수적”이라며 “교회와 성도들 간의 아름다운 이별뿐만 아니라 다음세대에게, 후임목회자에게 올바른 신앙의 현장을 전하기 위해선 목회자의 노후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목회자의 개인 차원의 실질적 대응책으로 △국민 임대아파트 입주 △목돈(현금) 줄이기 △국민연급·총회연금·개인연금 등 3가지 준비 △잘못 가입한 보험 줄이기 등을 제시했다. 그는 “당회와 총회 차원에서는 목회자의 은퇴 문제에 대해 적어도 후임목회자가 정해지는 시점 정도에 미리 의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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