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은행장들에게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정선거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언론사에 대한 광고 집행 문제를 언급한 후 일부 금융사가 해당 매체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나머지 금융사도 해당 매체의 광고비 감액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A금융지주는 지난 20일부터 모든 계열사의 해당 매체 지면 광고 노출을 전면 중단했다. A금융 관계자는 “이 언론사의 문제가 공론화된 뒤 즉시 조치했다”며 “이 대표가 언급하기 전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A금융 외에 나머지 금융사들은 광고비 감액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치인의 발언에 따라 광고 집행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면서도 “실행 여부를 떠나 감액 논의는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언론사는 지난달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99명이 체포된 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선관위는 지난 20일 해당 언론사와 기자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는 “피고발인이 보도·유포한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됐다’는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계엄 당일 선거연수원에서는 선관위 5급 승진(예정)자 50명 및 6급 보직자 69명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그중 공무원 88명, 외부강사 8명 등 총 96명이 숙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도 21일 SNS에 “주한미군과 미국 국방부는 해당 매체의 보도가 거짓이라고 밝혔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장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매체에 대한 광고 집행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가짜뉴스 선동언론, 금융지주의 광고 중단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금융지주가 국가 혼란을 부추기고 내란을 선동하는 언론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회의가 끝난 다음에 가짜뉴스를 톱으로, 신문이라기보다는 허위 저질 찌라시에 가까운 이 내용을 알고 광고했나 물어봤다”고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배경을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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