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를 앞둔 광주·전남지역 근로자들이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임금체불은 늘고 자금난 탓에 명절 상여금은 받기 힘들어졌다.
20일 광주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추석 직후인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311억 4000여만원의 임금이 체불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광주·전남지역 3100여명의 근로자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노동당국에 신고했다. 2023년 같은 기간 251억 9000여만원보다 23.6% 늘어난 액수다.
경기침체 여파로 지역 건설업·제조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폐업 등에 따른 체불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22년 말부터 불거진 대유위니아 그룹 노동자들의 임금청산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체불임금 1200억여원 가운데 20%도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유위니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위니아전자, ㈜위니아 등 가전 계열사 근로자 2100여명의 임금 1196억 6000여만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중 지금까지 청산한 체불임금은 226억3400여만원으로 19.8%에 불과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업체로 출발해 가전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대유위니아는 대유몽베르CC, 대유위니아타워 등 자산을 매각해 체불임금을 갚는다는 계획안을 2023년 말 국회에 제출했으나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반면 설 연휴 기간 쉬는 날 쉬지 못하고 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 10곳 중 6곳은 설 연휴에 포함된 임시공휴일에 쉬지 않고 3곳은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2025년 설 자금 수요조사’에서 설 연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27일에 정상 조업한다는 중소기업이 60.6%, 상여금 지급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30.4%에 달했다.
광주고용노동청은 24일까지 임금체불 집중청산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금체불 피해를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용창구도 개설해 운영한다.
중소기업 근로자 김모(50)씨는 “임금을 받지 못해 명절 분위기가 먼 나라 얘기로 느껴질 만큼 일상생활이 버겁다”며 “기업과 사회 구성원들이 체불 문제, 근로환경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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