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기 보급이 확대되며 보안 취약점을 노린 해커들의 위협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 ID(얼굴인식 인증), CCTV 같은 보안 체계도 손쉽게 무력화하는 중국발 공격이 특히 문제로 지목된다. 보안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정보통신(IT) 업계와 이를 이용해 금전 등을 탈취하려는 해커 사이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보안 솔루션 업체 에스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보안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이버 위협과 이에 대응하는 2만9000여명 대상 설문조사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도 인터넷 프로토콜(IP) CCTV 해킹이 주요한 위협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촬영·저장 기능만 갖춘 일반 CCTV와 달리, IP CCTV는 인터넷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감시할 수 있다. 주로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설치하는 가정이 많지만, 다수 제품이 보안이 허술해 중국발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스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한국 CCTV 영상 4500여건이 유출되고 1만8000여개의 IP 카메라가 누구든 열람할 수 있는 상태로 방치되는 등 해킹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인증하는 페이스ID 등 얼굴인식 솔루션도 완벽한 보안을 장담하지 못한다. 최근 중국 3D프린팅 업체로부터 생산되는 위조 얼굴에 얼굴인식 솔루션이 뚫리는 사례가 발생하며 위조 얼굴을 통한 보안 공격이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다.
인공지능(AI)이 삶의 편의성을 높여줬지만, 반대로 해커의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SK쉴더스 분석에 따르면 해커들은 챗GPT를 이용해 랜섬웨어 코드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추세다. 실제 2023년 11월에는 챗GPT로 랜섬웨어의 취약점을 스캔해 공격 능력을 높이고 이를 배포한 해커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구글의 AI 챗봇인 ‘바드(Bard)’를 다크웹 전용 프로그램으로 개조해 해킹에 이용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업계 종사자들은 보안 위협을 막기 위해 고도화된 CCTV 설치, 위조 얼굴 판별 기술 개발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가 ‘CCTV 영상 해킹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고, 57%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안 인증(TTA)을 받은 CCTV 설치’를 꼽았다. 인공지능(AI) CCTV를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고 싶다는 이들도 58%에 달했다.
보안 인프라 강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용자들의 자체적인 경각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취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시스템이나 단말기에 저장된 민감한 정보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IT 기기의 보안 설정을 강화하고 보안 인증을 받은 기기만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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