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공연계의 포문을 연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이하 창작산실)이 오는 21일부터 2월 8일 사이에 두 번째 신작 6편을 잇달아 무대에 올린다. 이 시기 개막작들은 영화, 실화, 소설, 역사를 모티브로 한 신작으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17회째인 창작산실은 1~3월 연극·창작뮤지컬·무용·음악·창작오페라·전통예술 등 6개 분야의 우수 신작을 선보인다. 앞서 3~18일 사이에 개막하는 첫 번째 신작 6편을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먼저 영화·실화·단편 소설을 모티브로 재창작한 창작뮤지컬 3편이 대학로에서 막을 올린다. 오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열리는 ‘그해 여름’은 배우 이병헌, 수애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1969년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비밀을 간직한 도서관 사서와 그곳을 찾은 한 대학생의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이어 24일부터 2월 16일까지는 SH아트홀에서 ‘넬리블라이’가 공연된다. 이 작품은 언론 역사상 최초로 잠입 취재를 했던 여성 기자 엘리자베스 코크런의 실화를 토대로 했다. 코크런은 블랙웰스 정신병원을 취재해 성차별, 언론 탄압, 공장의 사고 은폐,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을 필명 ‘넬리블라이’로 고발해 파란을 일으켰다. 작/작사 김민성은 “언론은 옐로우 저널리즘 등으로 인해 발전이 힘들고, 정보까지 포화 상태”라며 “엘리자베스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녀라면 과연 어떤 해결방식을 제시할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성 작가는 14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옐로우 저널리즘이 판치고 정보까지 무차별적으로 넘치는 요즘 엘리자베스 코크란은 어떤 방식을 제시했을지 생각하며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그리고 30일부터 4월 20일까지 플러스씨어터에서 펼쳐지는 ‘라파치니의 정원’은 미국의 대표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소설 ‘라파치니의 딸’을 모티브로 했다. 사랑이 절대 선(善) 이 될 수 없는 인간의 외로움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그려냈다.
역사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남자 무용수 중심의 한국 창작춤 ‘녕(寧), 왕자의 길’도 오는 25~2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조선 태종 이방원과 세 아들 양녕·효령·충녕 대군의 운명을 바꾼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12명의 남자 무용수가 태평무·살풀이·검무 등을 춤추며 정통 한국의 남성미를 현대적으로 표현한다.
전통예술 공연 2편도 잇따라 열린다. 오는 24~2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해원해줄게요: REMASTER’는 진도씻김굿, 황해도 굿, 범패 등 한국의 해원 문화에 담긴 다양한 예술을 근간으로 창작한 무대다. 해원(解寃)은 신 또는 조상에게 빌어 원통한 마음을 풀거나 바라는 것을 이루는 것을 뜻하며, 실제로 굿에서 행해지는 절차와 의식을 장면별로 연출해 공연을 구성했다.
오는 2월 8~9일 홍익대 인근 구름아래 소극장에서는 한국의 양금 패러다임을 바꾼 윤은화의 ‘구라철사금(歐羅鐵絲琴) : 打’가 관객을 만난다. ‘구라파에서 들어온 쇠줄로 된 악기’라는 뜻의 구라철사금은 채로 줄을 두드리며 연주하는 국악기 유일의 타현악기 양금의 다른 이름이다. 이번 공연에선 현악기의 면모를 강조한 기존 공연과 달리 타악기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윤은화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양금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려 한다”면서 “이번 공연에선 LED와 조명을 활용해 연주에 생동감을 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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