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매치라고 해서 승부욕을 자극하지 않는 건 아니다. 탑라이너라면 더욱 그렇다. LCK 시즌 오프닝에서 2위를 기록한 탑라이너 팀 선수들이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시즌 오프닝 이벤트 매치가 열렸다. 본격적인 2025시즌 시작에 앞서 10개 팀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팀을 꾸려 맞대결을 펼치고, 새롭게 바뀐 협곡에서의 경기 양상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결승에서 맞붙은 건 미드 팀과 탑 팀. 앞선 경기에서 미드 팀은 원거리 딜러 팀을, 탑 팀은 정글러 팀을 꺾어 대진이 성사됐다. 결승 무대에서는 미드 팀이 탑 팀을 상대로 시종일관 앞서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벤트 매치지만 가볍게 웃고 떠들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리치’ 이재원은 “경기 전에는 그냥 이벤트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다들 진지했다”며 “지고서 아쉬움이 남는 걸 보면 그만큼 진심으로 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모건’ 박루한 역시 “작년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이재원 선수가 말한 것처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들 진심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초대 우승팀은 정글, 2회 차인 올해는 미드가 제패했다. 탑라이너 팀장 ‘기인’ 김기인은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팀원들도 진심인 게 눈에 보여서 저도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크산테, 오로라 등 자신의 필살기를 꺼내서 ‘진지 픽’으로 승리를 노렸다. 박루한은 “김기인 선수는 원래 라인을 플레이해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크산테까지 골라서 진심으로 열심히 해준 그가 우리 팀의 MVP”라고 말했다.
경기가 예상보다 치열해서 꺼내지 못한 챔피언들도 있었다. 정글을 맡았던 박루한은 “비에고를 많이 연습했는데 못 보여드려 아쉽다”고 말했다. 미드 ‘제우스’ 최우제는 “개인적으로 애니비아를 좋아해서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픽할 엄두가 안 났다”고 말했다. 서포터 ‘리치’ 이재원은 “파이크와 스웨인을 준비했다. 파이크는 보여드렸는데 스웨인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팀과의 동침은 오늘까지다. 이제 각자 숙소로 돌아가 다시 LCK컵 준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날 원거리 딜러를 맡았던, 디플러스 기아의 비밀병기 ‘시우’ 전시우는 “1군에 처음으로 올라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3년 만에 LCK로 돌아온 이재원 역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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