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인근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가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단 한명도 이송 오지 못했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조용수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30일 페이스북에 “요청 즉시 DMAT(재난의료지원)팀이 출동하고 속속 응급실로 모여 중환자를 받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는데 한명도 이송 오지 못하였다, 단 한명도 이송 오지 못하였다”고 적었다.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참사 당일인 전날 오전 9시20분부터 중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는 이어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도 결국 돌아오지 못하였다. 무너져 내린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언급한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근무 중인 동료 김모(47) 교수인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소아과병원 개원의인 아내, 중학생인 두 딸과 여행을 떠났다가 이번 참사로 희생됐다.

조 교수는 지난 8월 감전 사고로 심정지 상태에 처했던 20대 고교 교사 김관행(29)씨의 생명을 구한 의료진 가운데 1명이다. 김씨는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낙뢰를 맞은 나무 주변을 지나다가 감전됐으나 28일간의 입원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조 교수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씨의 치료 과정에 대해 “저는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김씨가) 혼자 이겨냈다.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며 “앞으로도 환자보다 의사가 먼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9시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사고 비행기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고,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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