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엑스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이하 ‘투란도트’) 지휘를 맡았던 파올로 카리냐니가 프로덕션(㈜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이 자신을 일방적으로 배제해 공연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개막 당일 연출가 다비데 리베르모어가 프로덕션의 일방적인 연출 변경을 이유로 하차 선언을 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또다시 벌어진 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카리냐니 측은 29일 한국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프로덕션이 자신을 리허설 및 공연에서 배제해 한국을 떠나게 된 과정을 16일부터 25일까지 날짜별로 정리해 공개했다. 22~31일 10회 진행되는 ‘투란도트’의 지휘는 원래 카리냐니 5회, 쿠라 3회, 플라시도 도밍고 2회로 발표됐었다. 이와 관련해 티켓 예매 사이트 등에는 카리냐니가 22·24·27·29·31일 지휘한다고 되어 있다가 22일 공연은 호세 쿠라로 변경이 고지된 바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리냐니 측은 당초 예정됐던 지휘를 위해 16일 한국에 왔다. 하지만 16일과 17일 연습실에서 두 차례 리허설을 지휘한 뒤엔 프로덕션 측으로부터 어떤 안내도 받지 못한 채 호텔에만 머물러 있어야 했다. 17일 리허설이 끝난 이후 다음 일정을 묻자 “리허설 진행이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은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리냐니 측은 박 총감독이 자신의 이탈리아 에이전시 인아트(InArt)에 19일 “카리냐니의 역량을 고려할 때 캐스팅이 취소될 수 있다” “카리냐니 지휘에 독특한 색채가 부족하고, 한국의 ‘투란도트’에 원하는 지휘자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통지도 공개했다. 이번에 함께 지휘를 맡은 쿠라와 도밍고가 스타 성악가 출신이지만, 오페라 지휘만 놓고 보면 카리냐니가 세계 오페라계에서 훨씬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보인다. 인아트는 20일과 21일 박 총감독에게 계약 종료 여부를 확인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채 24일 공연 지휘가 호세 쿠라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카리냐니 측은 “카리냐니가 계약금을 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언제 지휘를 할지 예상도 할 수 없는 상태로 12월 25일까지 방치되어 심한 불안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야 했다”면서 최종적으로 한국 변호사를 통해 12월 24일 계약이 해지되었음을 통지하고, 12월 25일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카리냐니의 이름과 사진이 공연 티켓 판매사이트 및 공연 홍보 포스터에 여전히 공개돼 있어 위 과정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번 보도자료를 발표하게 됐다. 이러한 홍보는 관객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라고 생각한다”면서 “필요한 경우 보도자료에 포함된 모든 진술을 정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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