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기는 계절마다 잡히는 종류가 있습니다. 명태는 겨울에 잡히고 농어는 봄에, 민어는 여름에 잡힙니다. 거기다 밤에 잡히는 고기가 있고 낮에 잡는 고기도 있습니다.
전도자들은 전도 지역을 ‘어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전도하는 계절과 방법에 따라 철저히 준비하고 기다리면서 다시 한번 예수님이 갈릴리 어부들을 전도하던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찾아가실 때도 있고 오기를 기다렸다가 12년 된 혈루증 여인을 고치기도 하고 딸을 고치려는 가나안 여인의 소원을 매몰차게 거절했다가 결국에는 고쳐 주시고 물을 마시러 왔다가 우물가 여인을 구원시키신 모든 전도 방법을 후세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주님의 방법이 아닌 자기 방법에 의존하면 실패하고 낙심하기를 반복하는 과정들을 자주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4복음서에 그토록 자세히 전도의 네비게이션이 설정돼 있는데 다른 길로 가려고 애쓸 때가 있습니다.
어부들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습니다. 그들을 전도하면 무조건 알겠다고 말합니다. 그게 인사입니다. 오겠다는 약속을 들었다고 금방 전도가 됐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고, 온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으며 교회 온다는 대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닫힌 마음의 문이 열리도록 기다리며 다가가야 했습니다.
어부들도 무조건 바다에 나가면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는 밤이 새도록 수고를 했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듯, 보길도 어부들도 허탕 치고 돌아오는 날들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절대로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만선을 소망하며 계속 도전하고 또 될 때까지 시도합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도 이 모습은 그대로 나타납니다. 노인은 며칠간 고생하며 잡은 큰 고기를 모두 상어에게 뜯겼지만, 또다시 만선을 꿈꿉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도로서 삶을 사셨던 세천 어르신은 가까운 이웃들에게 신뢰를 얻었고 가족들에게도 착하게 변하신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사랑하는 아내에게 용서를 구했고 그런 믿음의 변화된 모범을 실천하신 한 분의 늙으신 어부는 평안하게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어쩌면 섬 목회하는 사역자는 이런 결실을 얻으려고 낙도로 보내심을 받은 것 같습니다. 세천 어르신은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새사람이 된 모습을 좁은 섬마을 어부들에게 보이셨고 예수님은 이렇게 믿는 것이라고 알리신 것입니다. 또 본인만 복된 삶을 사신 것이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내 박옥순 할머니를 큰 믿음의 사람으로 만들어 놓으시고 천국에 가셨습니다.
박옥순 할머니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편이 무서워 교회에 갈 엄두를 못 내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시는 늙은 고모님을 보살피셨습니다. 2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같은 노인인데도 박 할머니는 지극 정성으로 고모님의 교회 출석을 도우셨고 이제는 떳떳하게 주일이면 만사를 제치고 교회에 나오시며 주일을 지킵니다.

뿐만 아니라 전도의 기쁨을 아셔서 힘을 다해 열심히 전도하십니다. 박 할머니는 전도의 은사를 받으셔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남이 이루어지면 무조건 전도하시는 전도자가 되셨습니다. 예전에는 행복하지도 않았고 늘 불평을 말하던 분이었는데, 이제는 불평은 사라지고 한 영혼이라도 전도하려고 달려가는 노익장의 전도사가 되셨습니다.
세상에는 이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화배우도 미스코리아도 이쁘지만 섬 목회자에게는 전도에 불이 붙어 온통 전도에 관심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가시는 옥순 할머니가 왜 이리도 이쁜지요. 할머니는 날마다 목사 사모에게 전도하러 가자고 졸라댑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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