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강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칼부림 사건에 한 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하철 내 잠든 여성이 산채로 불태워져 살해당한 사건이 같은 날 연이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뉴욕시 경찰은 정차 중인 지하철 열차 내 잠든 여성에게 고의로 불을 붙여 살해한 혐의로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이날 오전 7시30분쯤 코니 아일랜드-스틸웰가역의 정차 중인 지하철 차량 내부에서 자고 있는 한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는 라이터로 보이는 물건으로 여성의 옷에 불을 붙였다. 여성은 몇 초 만에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 용의자는 불을 지른 후 객차에서 나와 피해자가 불타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순찰하던 경찰이 연기를 보고 급하게 달려가 불을 껐지만 여성은 출동한 응급 구조대에 의해 그 자리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용의자는 경찰이 화재 진압에 나선 순간에도 범행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후 보디캠을 통해 용의자를 포착했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의 신고로 용의자는 사건 발생 8시간여만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인근 헤럴드 스퀘어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용의자는 주머니에 라이터를 소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제시카 티쉬 뉴욕시 경찰국장은 “한 사람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타락한 범죄 중 하나”라고 맹비난했다. 경찰은 현재 사건 동기와 피해자의 신원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2시 35분쯤에는 퀸스의 61가-우드사이드역 부근을 지나던 열차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6세 남성이 관련 혐의로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지하철 내 살인 사건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11월 기준 지하철 내 살인 사건은 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브루클린에서 건설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알렉스 구레예프는 뉴욕포스트에 “무섭다”며 “다들 70년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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