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이 드론 작동 방식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우크라이나군의 평가가 나왔다.
1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이어가는 우크라이나군 제8특수작전연대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50여명의 북한군을 사살했다고 밝히며 이들과 교전 장면이 담긴 1인칭 시점(FPV) 드론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드론과 마주치자 도망가거나 나무 뒤로 숨는다.
제8특수작전연대 소속 미하일로 마카루크 하사는 RFA에 “(북한군) 200명 정도가 우리 기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드론이 폭격하는 곳에서 드론을 향해 총을 쏘며 좀비처럼 다가왔다. 그들은 FPV 드론이 어떤 것인지 몰랐던 것 같다. 땅에 엎드리거나 나무 뒤에 숨으면 자신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카루크는 “북한군은 FPV 드론이 원격 조종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북한군은) 쉬운 표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장도 텔레그램을 통해 “사망한 북한군은 드론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이 북한군에 드론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애초 레이싱 스포츠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FPV 드론은 폭탄을 싣고 날아가 투하하는 용도로 쓰이면서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게임 체인저 무기로 평가된다. 대당 300~500달러(약 43만~72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해 우크라이나군이 애용하고 있다. 12~16명이 한 팀을 이루는 돌격대에 조종사가 6명이나 따라붙을 정도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활동하는 드론 부대 ‘아킬레스’는 러시아와 교전에서 FPV 드론 몇 대로 수백만 달러짜리 러시아 중무기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FPV 드론을 ‘가미카제’(자살 특공대) 드론이라고 평가하며 “기존 우크라이나전의 역학 관계를 바꿀 악몽 같은 무기”라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762
